한경 스타워즈 고수 인터뷰 - 김명대 KB증권 도곡스타PB센터 부장

에스티큐브·녹원씨엔아이 등 투자
매수한 뒤 적어도 2~3년은 보유
누가봐도 사고싶은 종목 됐을때가
적절한 매도 타이밍

펀드매니저들은 올 하반기를 어느 때보다 운용이 쉽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가 13%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커진 데다 주도주도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2018 한경 스타워즈 실전투자대회’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성적도 대부분 신통치 않았다. 8월20일부터 11월30일까지 매매 결과를 집계했는데, 국내 주요 증권사에서 대표로 선발된 10명의 참가자 가운데 8명이 20% 이상 손실을 내 중도탈락했다.

올해로 23년째를 맞은 한경 스타워즈는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진행한다. 투자원금 5000만원이다. 각 참가자들의 매매 포트폴리오와 매수·매도 단가도 모두 공개된다. 누적손실률이 20% 이상이면 중도탈락하는 구조다.

대부분 참가자가 단기간에 큰 손실을 낸 가운데 김명대 KB증권 도곡스타PB센터 부장(사진)은 홀로 돋보이는 수익을 냈다. 대회 기간인 100일여간 그가 운용한 주식자산 수익률은 38.64%에 달한다. 김 부장은 “하반기 시장이 어렵다 보니 현금 비중을 늘려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잘 아는 한두 종목에 집중 투자한 게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이 운용하는 고객 자산은 약 900억원에 이른다. 고객 수는 50여 명 정도다. 인당 18억원가량을 김 부장에게 맡기고 있는 셈이다. 그는 “처음에는 적은 금액을 맡겼던 고객들이 매년 성과를 보면서 추가로 자산을 맡기거나 주변 투자자들에게 가입을 권유하면서 예탁자산이 불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맡은 자산 대부분을 주식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집중 투자’와 ‘역발상 투자’가 그가 증권사 입사 후 20년여간 주식을 매매하며 체득한 운용 방법이다. 김 부장은 주식을 운용할 때 절반가량을 한두 개 종목에 집중한다.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가장 강한 종목들이다. 이 종목들은 처음 매수한 뒤 적어도 2~3년간 보유한다. 매수시점은 철저하게 분산한다. 길면 1년 동안은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꾸준히 매수하기도 한다.
김 부장이 한경 스타워즈에서 매매한 종목 가운데 에스티큐브가 이런 종목이다. 그는 에스티큐브를 3년 전부터 투자했다. 초기 매수 단가는 6500원 선. 매수 후 1년가량은 주가가 4000원 선까지 떨어질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서서히 비중을 늘렸다. 바이오주 가운데서도 에스티큐브 같은 면역항암제 기업이 주목받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폴더블 스마트폰 등에 활용되는 산업용 잉크 제조기업인 녹원씨엔아이도 중간중간 비중 조절은 있었지만 한경 스타워즈 기간 내내 보유해 수익을 낸 종목이다.

집중 투자 종목은 주가가 많이 빠져 있는 소외된 기업 가운데 고른다. 김 부장은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소외된 기업은 투자 초기에는 수익률이 부진한 경우가 많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면 빠르게 원래 가치를 찾아간다”고 설명했다.

소외된 종목을 사서 기다린 뒤 이 종목이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 그때 판다. 김 부장은 “한 달 동안 양봉이 정배열돼 있는 식으로 누가 봐도 사고 싶은 종목이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 판다”며 “물론 거기서 20%가량 더 갈 수도 있겠지만 꼭지에 팔겠다는 생각보다는 조금 덜 수익을 내는 게 적절한 매도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머지 절반 가운데 30%는 단기 매매로 운용한다. 수급이 원활한 대형주가 단기 급락했다고 판단하면 매입한 뒤 4~5% 수익을 내면 매도하는 식이다. 한경 스타워즈 대회에선 삼성전기를 10만9000원대에 조금씩 매수했다가 3일 뒤 11만6500원에 전량 매도해 6~7%가량 수익을 내기도 했다. 나머지 20%가량은 아무리 시장이 나빠져도 ‘물타기’하지 않고 현금으로 보유한다.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미수매매는 절대 손대지 않는다.

김 부장은 내년에도 크게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은 어렵더라도 바이오주는 성과가 좋을 것으로 보고 투자 종목을 고르고 있다. 김 부장은 “바이오 가운데서도 환자의 면역력을 키워 암과 싸우는 힘을 길러주는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 관련 기업은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비상장 바이오기업 가운데서도 면역항암제 관련 기업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면역항암제 관련 기업에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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