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에도 위기 선제대응

삼성 임원 감축 타깃은 IM사업부

CFO 산하 본사 임원도 10%↓

사진=연합뉴스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가 다음주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체 임원 수를 줄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무선사업부 등 실적이 좋지 못한 일부 사업부는 임원을 10% 이상 감축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등 세트(완제품)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최근 4년간 회사 실적을 끌어왔던 반도체 업황마저 꺾이자 선제 ‘위기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9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 경영진은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반도체·부품(DS), IT·모바일(IM), 소비자가전(CE) 등 3개 사업부로 나눠진 현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면밀하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전체 임원 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삼성 관계자는 “사업부별 실적과 업황 등에 맞게 임원 승진자와 퇴임자 수를 조율하고 있다”며 “이번 인사로 전체 임원 수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 안팎에선 전체 임원이 5~10%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영업이익이 2014년 25조원 안팎에서 올해 64조원(증권가 전망치)으로 가파르게 늘어나는 동안 회사 조직에 군살이 붙었다고 판단했다. 내년 반도체 경기가 본격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지자 선제 조치로 임원 구조조정 방안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예측 불허의 위기가 닥쳐올 가능성이 있다”며 위기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 임원 수는 1049명으로 2016년 말 대비 16명(1.5%) 늘었다. 삼성 안팎에선 올해 임원 수가 2000년대 수준인 1000명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원 대상자 및 숫자는 사업부장, 인사팀장, 사업지원TF팀장이 협의해 결정한다. 통상 당해 연도 사업부별 실적 평가(A~D등급)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최근 3년간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등 차세대 사업 등으로 덩치를 불려왔던 IT·모바일(IM) 사업부가 임원 구조조정의 주된 타깃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IM사업부가 ‘C 또는 D’등급을 받았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D등급을 받으면 신규 임원(상무) 승진자가 전체 임원 수의 10%로 제한되고, 임원 퇴임자는 30% 수준으로 늘릴 것을 권고 받는다. 사업부 전체 임원 자리가 20% 줄어드는 셈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 본사 조직들도 10% 안팎의 임원 감축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낸 반도체·부품(DS)부문이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는 소비자가전(CE)부문도 임원 순증(신규 임원-퇴임 임원)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신 삼성전자 경영진은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승진 연한’을 뛰어넘는 발탁 인사를 다수 검토하고 있다. 삼성 측은 임원 인사 폭과 내용에 대해선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며 결정된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는 내주 초 사장단 인사를 한 뒤 이르면 주 후반에 임원인사를 할 계획이다. 재계 안팎에선 삼성이 김기남 DS부문 사장, 김현석 CE부문 사장, 고동진 IM부문 사장 등 3인 대표 체제는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고 사장이 겸임하고 있는 무선사업부장이나 IM부문 산하 네트워크사업부장 등 주요 보직에 혁신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상균 법무실장(사장)과 전동수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 등 재임기간이 긴 경영진의 이동 여부도 관심사다.

좌동욱/오상헌/이승우 기자 leftki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