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 이미지 뱅크

길을 가는데 낯선 남성이 "급한 통화를 해야 하는데 휴대전화를 두고 왔다. 전화 좀 잠깐 빌릴 수 있느냐"고 물어온다면?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휴대전화를 빌려줬다가 번호 유출로 곤욕을 치른 여성들의 후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작년 여름, 집 귀가하는 중에 뒤에 한 남자가 천천히 따라오더라고요. 눈이 마주친 남성이 '○○초등학교 아세요'하고 묻더니 '친구 만나야 하는데 휴대폰을 두고 와서…한 번만 빌려주세요' 하는 거예요. 밤이라 망설여졌지만 안된다고 말하는 것도 무서워서 빌려줬더니 문자 한 통 보내고 감사하다고 말하고 가더라고요. '휴 다행이다. 나쁜 사람은 아니었네' 안심하며 왔는데. 한 시간쯤 후 모르는 사람에게 카톡이 와서 보니 아까 그 남자였어요. '친구 하자고'. 알고 보니 친구한테 보낸다는 문자도 본인한테 보낸 거였어요."

사연을 공개한 A씨는 "밤에 모르는 사람한테 거짓말하고 그런 식으로 번호 가져가서 연락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사연의 주인공 B씨는 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같은 수법으로 전화번호를 알게 된 낯선 남성에게서 "시간 내 달라. 만나자"고 연락이 오자 B씨는 "남자친구가 있어서 어렵다. '나중에 인연 되면 보겠죠'라고 한 건 둘러서 거절한 것이다. 연락처 지우고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답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그러자 상대방 남성은 "연락처를 지우든 연락하든 그건 내 자유다. 결혼했다가도 이혼하고 하는 세상에 남자친구 있다고 연락을 안 하는 건 구시대적이다. 인맥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연락 달라"고 종용했다.

현실에서 있었을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이 같은 사연에 네티즌들은 "만나자고 한 뒤 남자친구와 같이 나가라. 남자친구 마동석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남성 입장에서는 단순한 장난이거나 한 번 찔러보는 것일 수 있지만 여성 입장에서는 상당히 공포스러운 일이다", "나도 집 근처에서 저런 용도로 휴대전화 빌려준 적 있었는데 무서워서 한동안 집까지 돌아서 다닌 적 있다", "무서운 세상이니 함부로 전화도 빌려주면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조기현 중앙헌법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단순히 호감을 표시하거나 연락을 하자는 것만으로 형사상으로 범죄가 성립되긴 어렵지만, 전화번호를 얻어낸 방법이 기망행위인 경우에 민사 불법행위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얻어낸 번호를 이용해서 상대방에게 겁을 주거나 음란 영상 등을 전송할 경우 협박죄나 정보통신망법의 음란물유포죄 등 형사상 범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