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엣지의 디스플레이 핵심 공정 기술이 유출된 중국 경쟁사에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은 기술을 입수한 업체들이 곧바로 삼성 수준의 양산 체계를 갖춘 생산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보고, 3년간 6조5000억원의 매출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9일 검찰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수원지방검찰청 인권·첨단범죄전담부(부장검사 김욱준)가 수사결과를 발표한 삼성 엣지 휴대폰 핵심 기술 유출 사건의 당사자는 중국 업체 BOE를 포함해 4곳이다. 이 가운데 2곳에는 이미 기술이 유출됐고, 나머지 2곳은 유출 시도 단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기술은 전 세계 OLED 패널 시장의 95%를 차지하는 삼성 ‘엣지패널’ 제조라인 핵심기술이다. 삼성은 이를 개발하기 위해 6년간 38명의 엔지니어와 1500억원 상당의 자금을 투자했다. 삼성이 검찰 측에 밝힌 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이 같은 유출 사건으로 인해 3년간 매출 손실 6조5000억원, 영업이익 1조원의 손해를 우려했다.

삼성 휴대전화 엣지의 핵심 기술을 빼간 의혹을 받는 BOE는 과거에도 한국 기업의 기술을 확보해 성장 동력으로 삼은 적이 있다. BOE는 2003년 현대전자 부도로 인한 분리 매각 당시 현대전자의 LCD 사업분야인 하이디스를 인수해 LCD 관련 첨단기술을 대거 확보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양산의 LCD 생산라인을 구축한 BOE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생산 업체로 발돋움했다. 이후 BOE는 하이디스를 대만 업체에 되팔았고, 하이디스는 사라졌다.

2015년 이후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을 위해 한국 기업으로부터 고급 인력을 스카웃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한국 기업들이 오랜 시간 막대한 연구비용을 투자해 개발한 첨단 기술과 양성한 고급 인력을 중국 기업들이 빼가는 행태를 놓고 재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배경이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의 협력업체이자 코스닥 상장회사인 A사의 대표 등은 올해 4월 삼성으로부터 받은 패널 관련 설비사양서, 패널 도면 등 산업기술과 영업비밀을 중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B사를 설립했다. B사는 A사 대표의 형수를 대표로 한 위장회사다.

B사는 확보한 정보의 일부를 중국으로 빼돌려 155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얻었다. 이 과정서 삼성의 기술자료를 포함하고 있는 설비 16대도 수출됐다. A사는 삼성 납품용 설비와 같은 설비가 중국에 수출되면 삼성의 기술이 유출된다는 걸 알면서도 위장 수출을 감행했다.

국정원으로부터 첩보를 받은 검찰은 A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오다 지난 9~10월 A사와 부산항만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을 하면서 중국으로 빼돌리려던 수출직전의 설비 8대를 압수하기도 했다.

범행을 주도한 A사 사장과 전 전무, 설계팀장 등 3명은 구속기소됐다. 이에 가담한 A·B사 직원 8명은 불구속기소됐다. 공범인 중국업체 직원 2명은 기소중지 처분했다. 중국업체 직원은 신변 확보가 어려워서다. 검찰은 이들의 범죄수익금 전액에 대해 부동산, 예금채권 등에 추징보전청구를 하는 등 범죄수익 환수 조치를 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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