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사이징 기반 제품 구성, 성능·효율 충족
-중형 세단 역할 재해석, 젊은 소비자 겨냥


쉐보레가 말리부 부분변경을 통해 중형 세단의 존재감을 상기시켰다. SUV로 집중되는 흐름에 밀려 점차 감소세를 보이는 중형 세단 시장이지만 신차 효과를 통해 활기를 불어넣은 것. 새 말리부는 9세대 동안 축적한 제품의 헤리티지와 덩치를 바탕으로 외관과 파워트레인을 다변화 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새로 추가한 3기통, 배기량 1.35ℓ의 E-터보 엔진은 다운사이징을 넘어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일반적으로 라이트사이징은 단순히 크기를 줄이는 게 아니라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기 위해 시스템을 최적화 한 것을 의미한다. 쉐보레는 1.5ℓ 터보의 후속으로 이 엔진을 채택, 차급을 넘나드는 도전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2.0ℓ 터보 가솔린과 1.6ℓ 디젤을 탑재하기도 했다. 달라진 말리부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과 서울을 오가는 길에서 만나봤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쉐보레의 상징인 듀얼 포트 라디에이터 그릴을 재해석해 보다 과감한 인상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헤드램프와 그릴을 모두 아우르는 크롬 프레임은 이미 스파크, 크루즈 등에서도 볼 수 있는 디자인 포인트다. 그릴 내부는 계단 형태의 기하학적 패턴을 넣어 디지털, 커넥티드 등의 이미지를 심었다. 전반적으로 기존 제품보다 입체적인 느낌이 짙어지면서 세련된 모습을 갖추게 됐다.

부분 변경 특성상 측면은 바뀌지 않았다. 그럼에도 헤드램프에서 테일램프로 향하는 직선과 중간에 아래로 꺾이는 예리한 캐릭터 라인은 유난히 돋보인다. 전체 인상이 달라진 전면부에 비해 후면부는 테일램프와 머플러 주변을 달리한 섬세한 변화가 이뤄졌다.

실내 역시 소소한 손길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스마트폰 같이 화면을 확대, 축소할 수 있는 등 사용자 환경을 개선해 직관성이 향상됐다. 연결성을 넓힌 점도 두드러진다. 캐딜락의 주요 제품에 먼저 쓰인 8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 가능하며 2개의 스마트폰과 접속 가능한 블루투스도 마련했다. USB 주변엔 조명을 더해 야간 주행 시 편의성을 높였다.















▲성능
GM 동력계 다변화의 중심에 있는 1.35ℓ E-터보 엔진은 최고 156마력, 최대 24.1㎏·m의 토크를 발휘한다. 이름에 'E'가 붙는 이유는 전동화를 일부 적용했기 때문이다. 워터펌프, 웨이스트게이트 시스템, 브레이크 부스터 등을 모두 전자식으로 대체해 엔진 부담을 줄였다는 의미다. 그만큼 동력을 바퀴에 집중시킬 수 있어 성능을 향상시키고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먼저 구형이 된 기존 1.5ℓ 터보와 드래그 대결을 통해 가속 성능을 비교했다. 두 차는 누적주행거리, 타이어 공기압, 공조장치 등의 조건을 모두 비슷하게 설정했다. 그 결과 신형이 결승점에서 평균 5m 정도 앞서 새 엔진의 성능이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원상으로는 새 엔진이 1.5ℓ 터보보다 10마력, 1.4㎏·m 낮지만 최대토크가 비교적 낮은 영역(1,500~4,000rpm)에서 나오고 엔진이 가벼워진 데다 변속 없이 속도를 올리는 무단변속기 덕분이다. 그럼에도 효율은 ℓ당 14.2㎞(17인치 타이어 기준)를 확보했다.



섀시 설정은 승차감에 초점을 둔 탓에 부드럽다. 트랙의 연석을 밟고 지나도 기분 나쁜 충격을 전달하지 않고 담백하게 제 자리를 찾는다. 브레이크 부스터를 전자유압식으로 바꿨기 에 제동 시 느낌도 일반 가솔린 엔진과 살짝 다른데,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여러 안전품목도 담았다. 앞좌석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10개의 에어백과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긴급제동, 사각지대경고, 후측방경고, 차선이탈경고·차선유지보조, 전방보행자 감지·제동, 전방충돌경고 등의 운전자지원시스템을 마련한 것. 이 가운데 전방충돌경고는 트랙 주행에서도 활약이 대단했다. 선행 차와 간격이 좁하지면 계기판 위로 빨간불이 점등되면서 위기를 확실히 알려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일반 크루즈 컨트롤로도 용도를 바꾸는 기능을 준비해 운전자가 원하는 설정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다음에 오른 말리부는 1.6ℓ 디젤이다. 최고 136마력, 최대 32.6㎏·m의 엔진은 이미 트랙스, 이쿼녹스에 먼저 쓰이기도 했다. 말리부에 얹는 다른 엔진과 마찬가지로 활용도가 높고 품질에 대한 실증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가장 돋보였던 부분은 정숙성이다. 유럽에서 '위스퍼 디젤(Whisper Diesel)'이라 불릴 정도로 조용하면서도 여유로운 토크를 뿜어낸다. 디젤 엔진 특성상 전면부가 무거운 느낌이 적지 않지만 패밀리 세단으로 부족함 없는 승차감을 갖췄다. 고효율을 강조한 엔진답게 효율은 15.3㎞/ℓ를 확보했다.


2.0ℓ 터보는 이미 카마로, 캐딜락 CTS 등에도 장착됐던 고성능 엔진이다. 최고 253마력, 최대 36.0㎏·m의 동력은 말리부를 스포츠세단으로 만드는 부분이다. 회사가 밝힌 0→100㎞/h 가속 시간은 6.1초에 불과하다. 그만큼 호쾌하게 달릴 수 있어 원하는 순간 원하는 만큼 앞으로 나갈 수 있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쥐어짜는 느낌 없이 속도를 올린다. 그럼에도 차체는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안정성을 갖췄다. 변속기는 다단화와 거리가 있는 6단 자동을 조합했지만 제법 자연스럽게 기어를 올린다.



▲총평
새 말리부는 중형 세단 수요가 줄긴 했지만 젊은 구매자의 비중이 예전보다 늘어난 만큼 이를 잘 겨냥했다. 과감한 디자인과 높은 성능, 연결성, 안전성을 강조한 점이 방증한다. 실제 쉐보레도 말리부를 중형 세단의 역할을 재해석 한 제품으로 설정하고 차에 대한 관심이 많은 소비자에게 어필한다는 복안이다. 터보차저 중심의 동력계만으로 라인업을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격은 1.35ℓ E-터보 2,345만~3,210만원, 2.0ℓ 터보 3,022만~3,279만원, 1.6ℓ 디젤 2,936만~3,195만원.

인제=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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