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가 대거 사라질 전망이다. 카드 제휴 형태로 할인받거나 캐시백포인트 적립 형식으로 돌려받는 혜택도 없어지거나 대폭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26일 당정협의를 열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방안을 확정 발표한다. 큰 방향성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생연석회의에서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2.3%에서 1.5%로 0.8%포인트 내리되 구간별 차이는 있다. 연매출 10억원 이하 가맹점은 다른 세제까지 감안하면 0%에 가깝게 합의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수수료율 인하를 감안하면 총액 규모 연간 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상당액은 카드사의 일회성 마케팅 비용 감축으로 마련된다. 일회성 마케팅 비용은 주로 무이자 할부, 제휴 할인, 포인트 적립 등에 쓰인다.

카드사들은 내년 초부터 대형마트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3개월 이상 무이자 할부를 대폭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 대부분 신용카드로 대형마트에서 5만원 이상 결제하는 고객에겐 최대 12개월까지 할부를 무이자로 제공했다. 휴가철 워터파크, 스키장, 호텔 이용권 할인 혜택 등도 사라지거나 줄어들 전망이다. 졸업입학철에 전자제품을 살 때 할인해주거나 포인트를 더 주는 것 등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그간 카드회사가 소비자에게 주는 혜택을 줄여 이를 가맹점에 주라고 해왔다. 정부는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카드사 간 출혈 경쟁에 따른 비용으로 보고 있다. 반면 카드업계는 이 비용을 줄이면 당장 소비자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한 카드사 임원은 “내년부터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던 혜택을 줄이는 것은 그간 정부가 요구해온 것”이라며 “다만 그 폭이 예년에 비해 더 커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줄어드는 소비자 혜택은 무이자 할부와 특정 상품군 구매 시 제공하는 추가 포인트 적립, 캐시백 혜택, 사은품 등이다. 그동안은 각 카드 상품의 기본 서비스 외에 수시로 소비자에게 이 같은 혜택을 제공했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 선물을 구매하면 10~20% 등 일정 수준의 포인트를 추가 적립해줬고, 가정의 달에는 특정 상품군 구매 시 사은품을 지급하는 식이다.

내년부터는 이 같은 혜택을 보기 힘들어진다. 온라인 쇼핑에서 특정 기간에 일부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15~30%씩 제공하는 할인쿠폰 역시 발급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정 카드로 해외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이용금액의 1~5% 상당을 할인해주는 행사도 할 수 없게 된다.

카드업계가 이 같은 혜택을 수시로 마련한 것은 ‘많이 쓰는 만큼 돌려준다’는 식의 카드사와 소비자 간 윈윈(win-win) 전략이었다. 소비자는 할인받거나 포인트를 적립 받으며 구매하고, 카드사는 자사 카드 이용을 늘리고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취지에서다. 대부분 사용금액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이 같은 혜택을 제공했기 때문에 소비자 구매 부담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카드업계는 강조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은 소비자 편익을 높이면서 시장 규모도 키우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라는 것은 가맹점 부담을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전하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적어도 소비자 혜택 축소에 대한 사회적 합의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사이에선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 “금융소비자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한 게 무색해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카드 마케팅 비용 축소는 금융소비자 편익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결국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소비자 혜택이 줄어드는 것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소비자의 원성은 누가 책임지는가. 정부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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