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입주물량, 올해의 2배

상승 가팔랐던 마포 '하락 주도'
흑석동 '임차인 모시기' 경쟁
송파·강동구도 '전세 한파'

올 4분기에만 1만가구 입주
매매가격도 하락 가능성

마포·동작 등 서울 주요 지역에 새 아파트 입주가 몰리면서 기존 아파트 전셋값이 한달 새 1억원 이상 급락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한경DB

서울 마포구 아현뉴타운 일대 대장주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이달 초 5억7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지난 8~9월 전세 실거래가(최고 8억원)와 비교하면 2억원 안팎 떨어진 수준이다. 지난달 실거래가(6억8000만원)보다는 1억1000만원 떨어졌다. 배찬석 마포구 아현스타공인 대표는 “마포자이3차 등 입주,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세 재계약 시점 도래 등의 영향으로 급매물이 나오면서 전셋값이 급락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지방, 수도권 외곽 등에 이어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한두 달 새 1억원 이상 떨어진 곳이 수두룩하다. 주로 새 아파트 입주가 몰린 곳이다. 내년까지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어서 전셋값은 당분간 약세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마포 동작 송파 등 1억원 이상 ‘뚝’

강동구 고덕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이달 중순 5억7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이 단지 전용 84㎡ 물건이 5억원대 후반에 거래된 것은 6개월 만이다. 8월 같은 주택형(11층)은 최고 7억원에 거래됐다.

이달 들어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1차’ 전용 84㎡의 전세 시세도 6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6억9000만~8억5000만원 수준에서 전세 거래된 주택형이다. 전월 최고가 대비 2억5000만원가량 떨어졌다. 대규모 입주가 시작된 영향이다. 흑석동 일대에서는 연말 2500여 가구가 입주한다. 흑석7구역을 재개발한 ‘아크로리버하임(1073가구)’, 상도동에 893가구 규모로 들어선 ‘e편한세상 상도 노빌리티’ 등이 입주한다. 흑석동 D공인 관계자는 “흑석동 한강센트레빌2차 전용 84㎡ 소유주는 이번주 들어 전셋값을 3000만원 추가로 내려 내놨다”며 “급한 이들이 한주 걸러 전셋값을 2000만~3000만원씩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9500여 가구 규모의 ‘송파 헬리오시티’ 입주를 앞둔 송파구 일대에서도 전셋값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D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7억5000만원 정도에 실거래되던 전용 84㎡가 이달 들어 7억원 수준에서 계약되고 있다”며 “두세 달 전 최고 8억원까지 거래된 걸 감안하면 1억원 정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마포구의 이번주 전셋값은 변동률 -0.28%를 기록했다. 서초구(-0.21%)와 강동구(-0.16%)는 마포구 다음으로 많이 떨어졌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가을 들어 서울 전세시장이 입주 물량 충격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 쇼크’ 강타

전세 가격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새 아파트 입주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서울에서 아파트 1만274가구가 입주한다. 전분기 대비 1.8배 많은 수준이다. 이번 분기 동작구의 입주 물량은 2511가구로 서울에서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서울 전셋값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이 5만1000여 가구로 올해(2만7034가구)보다 대폭 늘어서다. 당장 내년 1분기에만 2만1000여 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올해와 내년에 수도권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몰린 데다 갭투자한 물건도 전세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이라며 “전세대출 기준 강화까지 겹친 상태여서 전세시장 약세가 적어도 내년 봄까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셋값 하락은 매매 호가를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년 전 전세를 끼고 매입한 사람이 새 세입자를 들이려면 수천만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갭투자자 매물이 늘고 실수요자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매매 가격이 당분간 안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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