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 < 세종문화회관 사장 ceo@sejongpac.or.kr >

작년 겨울, 회계법인에 있을 때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 학생이 내게 “어떻게 하면 성공하느냐”고 물었다. “내가 성공한 사람처럼 보이느냐”고 했더니 “예”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웃으면서 “무엇을 기준으로 성공 여부를 판단하느냐”고 되물었지만 그는 답변을 못했다. 그 질문은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

취업포털사이트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성공의 조건’이 무엇인지 설문조사한 결과 1위가 ‘부모의 재력’으로 나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설문에 응한 대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생각하는 성공의 조건 역시 아마도 재력이 아닐까. 그다음 순위는 권력 또는 명예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나는 낙제점이다. 회계법인 대표는 권력과 명예가 있지 않으며 개인적으로도 부를 전혀 축적하지 못했고 오히려 빚이 더 많다. 그렇다면 나는 실패한 사람인가.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성공의 조건에 관한 좋은 글과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따로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무엇을 성공으로 볼 것인지 나만의 기준을 설정해봤다.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약간의 존경을 받는 것, 어느 정도 일과를 조정할 수 있을 만큼의 비교적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 주위에 평생을 함께할 좋은 사람이 있는 것, 그리고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생활을 하는 것. 이런 기준이라면 나는 거의 만점에 가깝게 성공한 사람이었다. 물론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비교적 자유로운 삶이 깨지긴 했지만 나머지 항목은 여전히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스스로가 정한 기준이지만 나의 성공적인 삶은 어떻게 이뤄진 것일까. 다가온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언제나 변화를 택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 나는 천재가 아니며 모자라지 않을 만큼의 교육을 받았고 부모에게 크게 물려받은 재산도 없다. 하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실수와 실패는 결국 지금의 나에게 큰 자산이 됐다.

언론에서 계속 고용불안, 구직난 등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 것을 보면 요즘 젊은 세대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내 성공의 기준을 따르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대기업 및 공무원 취업에 열중하는 젊은이들도 자신만의 성공 기준을 세우면 좋겠다. 성공하고 싶다면 무엇을 성공으로 볼 것이며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잠깐이라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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