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아반떼·EQ900 페이스리프트 모델 대폭 바꿔
부분변경 모델 '풀 체인지'급 변화 주는 현대차의 상품 전략
현대차 "신차 교체 빠르게…경쟁 심화·판매 부진 뚫는다"

오는 27일 공식 출시에 앞서 아직 외관이 공개되지 않은 제네시스 G90. (사진=제네시스 홈페이지)

'부분 변경되는 신차 디자인 확 달라진다.'

현대자동차가 앞으로 시장에 선보이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의 상품성을 풀 체인지(완전변경) 모델에 가깝에 바꾸는 등 과감한 변화를 줄 전망이다.

21일 업계 및 현대차(119,0007,500 6.73%)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신차 교체 주기를 경쟁 업체보다 앞당기고 '마이너 체인지'로 불리는 부분변경 모델은 신차급에 가까운 큰 폭의 디자인 변화에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도 교체하는 파격적인 제품 전략을 추진한다.

제네시스가 오는 27일 출시 예정인 대형 세단 EQ900의 부분변경 모델은 G80 변경 때와 달리 큰 폭의 변화를 꾀했다. 차명은 북미 지역과 같이 'G90'으로 바뀌고 전면부 그릴 모양은 완전히 뜯어고쳐 3년 만에 나와도 완전변경 모델에 가까운 디자인 변화를 거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진 동시에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제품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며 "앞으로 풀 체인지뿐만 아니라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아반떼AD 페이스리프트 모델(왼쪽)과 아반떼AD.

흔히 자동차 제조사들은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경우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소폭의 디자인 개선과 편의사양을 보완하는 식으로 모델 교체를 감행한다.

반면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출시한 쏘나타 부분변경 '뉴라이즈'를 시작으로 올들어 투싼과 아반떼까지 글로벌 자동차 업계 평균을 뛰어넘는 크게 바뀐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다. 아반떼는 외관 디자인을 풀 체인지 급으로 교체했고, 투싼 부분변경 차량은 차세대 '스마트스트림' 엔진으로 파워트레인까지 교체했다. 내년 상반기 신형 쏘나타가 나오면 쏘나타 뉴라이즈 후속은 2년 만에 교체되는 것이다.
현대차는 아반떼, 쏘나타 등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세그먼트(차급)의 모델은 풀 체인지 주기를 5년으로 앞당겼다. 중간에 한 차례 상품을 변경하는 부분변경 모델 출시는 3년을 넘기지 않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대부분은 7년마다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내놓는다.

박재용 이화여대 교수(자동차 평론가)는 "전 세계적으로 신차 개발 주기가 과거 5년에서 평균 3년으로 짧아지고 있다"며 "제조사 입장에선 신차를 내놨는데 시장 반응이 좋지 않다면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분위기 전환, 판매량 증가 등의 신차 효과를 내기 좋다"고 말했다.

LF쏘나타와 부분변경 모델인 LF쏘나타 뉴라이즈(오른쪽)

현대차의 디자인 변화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올 하반기부터 사실상 경영 전반을 지휘하게 돼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2005년 기아차(32,5001,100 3.50%)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아우디 디자이너로 명성을 떨치던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해 K시리즈(K5·K7 등)를 흥행시키며 '기아 디자인 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부회장이 2015년 말 제네시스를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시키며 가장 크게 공을 들인 분야도 디자인이었다.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로 승진한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상엽 등 고급차 메이커에서 실력을 다졌던 베테랑 디자이너 영입에도 힘을 썼다.

현대·기아차는 2014년과 2015년 글로벌 800만대를 판매해 정점을 찍은 이후 세계 시장 판매량이 2년 연속 뒷걸음질을 했다. 올해는 755만대를 사업 목표로 잡았으나 못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판매 부진과 실적 악화, 여기에 주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올해 현대차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에 호감을 주는 디자인으로 바꾼 벤츠나 볼보가 한국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올린 것은 디자인이 큰 역할을 했다"며 "해외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차가 디자인에 공을 들여야 하는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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