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대응 나선 삼성바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증선위 결정 반박문' 홈피에 게재
"스모킹건 문건은 내부 논의 위한 검토 자료일 뿐
금감원, 재감리때 지분 평가 잣대 뒤집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일 증권선물위원회의 분식회계 결정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한경DB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권선물위원회의 고의적 분식회계 결정에 대한 정면 대응에 나섰다. 증선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검찰 고발로 삼성과 회계당국 간 법정 공방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증선위 분식 결정에 ‘스모킹건’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 문건은 내부 검토를 위한 자료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회계변경 과정에 그룹이 간여하지 않았고 회계법인 권유에 따른 독자적인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일 회사 홈페이지에 ‘증선위 결정 및 국제회계기준(IFRS) 회계처리에 대한 질의응답’의 글을 게재하고 금융감독원과 증선위의 감리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증선위 감리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회의 내용을 공개하는 등 삼성의 고의성과 의도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지자 회사의 공식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회계적 해석 차이일 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게재문에서 “2015년 당사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재무제표는 어떤 회계적 이슈도 없었다”며 “자회사인 에피스를 장부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회계적인 해석의 차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설립 후 에피스를 연결 종속회사(연결)로 유지해오다가 2015년 말 지분법상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합작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에 부여한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져 지배력을 다시 판단해야 할 회계적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의 보유지분을 공정가치로 평가하고 바이오젠의 콜옵션 가치는 부채로 회계 처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과정에서 삼정, 삼일, 안진 등 3개 대형 회계법인에서 ‘적정’ 판단을 받았다. 2016년 상장 시 증선위가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위탁해 시행한 감리에서도 “중요성 관점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받았다. 이후 해당연도의 재무제표가 포함된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고 적합 통보를 받아 2016년 11월 상장했다.

금감원이 감리 과정에서 입장 바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차 감리와 재감리에서 금감원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1차 감리에서 2012~2014년 에피스를 연결로 처리한 것은 문제 삼지 않고 2015년 지분법 전환 회계처리에 대해 지분법으로 변경하지 말고 ‘연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재감리 시 2012년 설립 때부터 현재까지 모두 지분법으로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태도를 변경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의 관계회사 전환은 회사가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서 IFRS를 엄격히 따라야 한다는 외부 감사법인 조언을 수용한 것”이라며 “이런 결정은 2016년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 및 금감원이 참석한 IFRS 질의회신 연석회의, 그리고 다수 회계전문가 의견에서 그 정당성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내부 문건은 검토 자료일 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폭로한 내부 문건에 관해서도 해명했다. 2015년 회계기준 변경을 미래전략실과 논의해 결정했다는 지적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출된 문건은 당사 내부에서 재무 관련 이슈사항을 공유하고 해결 방안, 대안을 검토하기 위한 자료”라며 “결정된 내용을 보고하는 문서가 아니라 검토 중인 내용을 보여주는 문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응방안 논의 자료는 문건 작성 시점까지 파악된 내용을 정리해 현황을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서 관련 이슈들을 확인하고 회계기준에 적합한 방안을 찾아가는 논의를 위해 작성된 문서라고 해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당시 미래전략실이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대규모 이익 및 손실이 발생하는 중요 회계 이슈인 지분법 전환에 대해 회사가 검토 중인 내용을 공유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회사가 회계법인 권유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론 사태와 본질적으로 달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회계 이슈를 미국 엔론사태와 대우조선해양과 비교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미국 7대 기업이었던 에너지회사 엔론은 대규모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 2001년 말 파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엔론사태 또는 대우조선해양은 회사 매출을 가공 계상하거나 원가 및 비용을 축소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익을 부풀림에 따라 기업 본질의 가치가 훼손됐고 외부에 회계처리 근거를 숨겼다”며 “그러나 당사는 보수적이고 투명하게 회계를 처리했고 본질적인 기업가치 변화에 어떤 영향도 없기 때문에 두 회사의 분식회계와는 전혀 다르다”고 항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입장문을 게재한 데 이어 분식회계 결정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증선위의 결정은 단순한 회계 문제가 아니라 회사 사업과 직결되는 고객 및 투자자 신뢰가 걸려 있는 중요한 문제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회계처리의 적절성을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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