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고의분식 혐의로 고발

수사 지휘할 한동훈 3차장은 '국정농단' 특검팀의 핵심인력
"삼성 승계 과정에 위법" 주장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비율과 분식 의혹 연관성 살펴볼 듯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의 고의 분식회계 혐의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검찰 손으로 넘어갔다. 수사는 ‘최순실 특검’의 핵심 인력이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의 한동훈 3차장검사가 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선위는 삼바가 2015년 회계 처리에서 고의로 분식회계했다고 결론 내린 지 1주일 만인 20일 검찰에 정식 고발했다. 증선위는 지난 14일 삼바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관계회사(공동지배)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면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검찰 내에서는 삼바 사건을 금융사건에 특화한 서울남부지검이 아니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 배당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수 2부가 지난 7월 참여연대가 김태한 삼바 대표와 삼정, 안진 등 회계법인 두 곳의 대표 등을 분식회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이미 맡았다는 이유에서다. 특수 2부는 증선위 결론을 기다리며 수사를 진행하지는 않았다.
특수 2부를 지휘하는 한 차장검사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핵심 인력이다. 당시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승계작업을 위해 뇌물을 주고 그 대가로 삼바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할 수 있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삼바 수사를 맡은 특수부 검사들이 과거 특검 연장선에서 수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법조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하려던 삼바를 한국거래소가 설득해 관련 규정까지 바꿔가며 한국에서 기업공개를 하도록 유도했다는 게 증권가의 정설이다. 특검의 주장은 이 부회장 1·2심, 박근혜 전 대통령 1·2심 등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조계 일각에선 삼바가 상장 요건을 충족하려고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특혜상장’이 뇌물의 대가라는 기존 특검의 주장을 직접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지시를 받은 정부기관이 분식회계를 눈감아줬다는 증거가 있어야 뇌물죄 적용 근거가 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검찰은 분식회계 의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 산정 과정과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수부 검사들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전부 투입된 상황이어서 당장 대대적 수사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다. 분식회계 의혹 수사는 회계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법리적 판단이 주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삼바의 분식회계가 특검이 수사한 삼성의 경영권 승계 등과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출신인 한 변호사는 “검찰이 삼바의 분식회계 사건을 맡으면서 특검이 주장했던 삼성의 경영권 승계 과정의 위법성과 연결 짓는 방향으로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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