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글로벌리서치, 국내 첫 '대학 취업·창업 역량 평가'
(1) 4년제 대학

한양대 창업지표 '으뜸'
장학금·크라우드펀딩으로 뒷받침
61명이 53개사 설립…매출 10억

특성화대학 강세 두드러져
코리아텍, 1위 한양대와 3점차
기업서 현장실습 산기대도 5위

高大 학내스타트업 평가액 250억
성대 4위…서울대·포스텍 9위
숙대 29위로 女大 최고 랭킹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창업 오디션’에서 학생들이 창업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있다. /한양대 제공

한양대 물리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최문조 씨는 지난 4월 창업 기숙사 ‘247 스타트업 돔’에 들어갔다. 한양대는 올해부터 혁신적 아이디어가 있는 학생 30명을 매년 선발해 1년간 숙소와 전용 창업활동공간, 전담 멘토 등을 제공한다. 최씨는 첫 입사자다. 작년 한양대 창업경진대회에서 가상현실(VR) 기반 사무실 작업환경 구축 모델을 발표해 대상을 받았다. 그는 “스타트업 돔에서 다른 창업자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자극도 받는다”며 “단순히 공간만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정기 교육프로그램과 멘토링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실무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양대, 창업학생수 단연 1위

한양대가 ‘2018 한경 대학 취업·창업 역량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이 같은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었다. 한양대의 창업 지표는 단연 돋보인다. 창업학생수는 61명으로 1위였다. 이들 창업자는 53개 기업(교내 18개, 교외 35개)을 설립해 지난해 매출 9억8559만원(자본금 1억3011만원)을 올렸다.

학생당 창업지원액에서도 한양대는 2위에 올랐다. 학생 창업자에게 창업 장학금, 창업 지원금, 학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종잣돈을 마련해준다. 창업에 유리한 학사 제도도 장점이다. 언제든지 창업을 위한 휴학이 가능하고, 대체학점 인정도 해준다. 창업 융합 전공 역시 선택할 수 있다. 이 밖에 창업강좌 이수학생 비율(10위), 비교과 창업활동 참여율(10위) 등 지표에서 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양대 관계자는 “2009년부터 창업지원단을 출범해 꾸준히 학생 창업을 도왔다”며 “이제 그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도 종합 평가 21위로 상위권에 자리했다. 에리카 캠퍼스는 수시로 ‘창업 오디션’을 열어 학생들이 창업 아이디어를 겨룰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창업 동아리 개설도 적극 권장해 30개 이상 동아리가 활동 중이다. 멘토 섭외비 등 비용은 학교에서 부담한다.

취업·창업 평가에서 특성화 대학의 우세도 두드러졌다. 종합순위에서 코리아텍이 2위, 한국산업기술대는 5위에 올랐다. 코리아텍은 1위인 한양대와 종합 점수 차가 3점에 불과했다. 취업률 84.8%로 평가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유지취업률도 90.86%로 5위였다. 코리아텍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전공과 비슷한 기업에서 현장실습을 받도록 해 실무능력을 길러주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창업학생수, 한양대 이어 2위

‘SKY(서울·고려·연세대)’ 중에서는 고려대가 가장 앞선 종합 3위에 올랐다. 고려대는 창업 학생 수가 42명으로 한양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들 학생이 창업한 기업은 총 23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8개는 교외 기업이었다.
창업 교육에 지속적 투자가 핵심 비결로 꼽힌다. 고려대는 2008년 국내 최초로 창업 전 과정을 가르치는 정규 교과목인 ‘캠퍼스 CEO’를 개설했다. 캠퍼스 CEO는 서울시 ‘캠퍼스 CEO 육성사업’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창업공간인 파이빌, 스타트업연구원, 학생 창업 지원조직인 크림슨창업지원단 등 창업 인프라를 확충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스타트업연구원에 입주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평가액만 250억원이 넘는 성과를 거뒀다.

서울대는 종합 9위로 평가됐다. 최근 창업 인프라 투자를 크게 늘리는 추세다. 학생당 창업지원액(5위), 창업전용공간규모(4위) 등에서 상위권에 포함됐다. 지난해 서울 신림동 녹두거리 고시촌에서 청년 창업단지 ‘서울대 스타트업 캠퍼스 녹두.zip’을 연 것도 향후 ‘메이드인 서울대’를 다수 배출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연세대는 23위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유지취업률 8위, 창업학생수 16위를 기록했지만 창업강좌 이수학생 비율(102위), 비교과 창업활동 참여율(112위)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올해 이공계대학 평가에서 최상위권이었던 성균관대는 취업·창업 평가에서도 종합 4위에 올라 3위인 고려대를 1.15점 차로 바짝 쫓았다. 포스텍은 서울대와 함께 공동 9위에 올랐다.

인천대 동국대 순천향대 ‘톱10’

톱10에 이름을 올린 인천대(6위) 동국대(7위) 순천향대(8위)는 학생당 창업지원액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해당 항목에서 인천대는 6위, 동국대는 3위, 순천향대는 14위를 기록했다.

20위권에 오른 대학은 경일대 아주대 숭실대 인하대 동서대 국민대 호서대 경운대 건국대 광운대 순이었다. 경일대(11위)는 종합 1위인 한양대보다 많은 학생당 창업지원액으로 해당 항목에서 만점(1위)을 받았다. 인하대(14위)와 동서대(15위)는 학생당 창업전용공간 규모에서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해 종합 순위를 끌어올렸다.

여대 중에서는 숙명여대가 이화여대(111위)를 제치고 가장 높은 순위(29위)에 올랐다. 다음은 성신여대(53위) 덕성여대(84위) 서울여대(104위) 이화여대(111위) 광주여대(127위) 동덕여대(149위) 등 순이었다. 이화여대는 유지취업률(41위), 학생당 창업지원액(67위) 등에서는 성과를 냈기 때문에 학생당 창업전용공간규모(70위) 창업강좌 이수학생 비율(139위) 등 분야만 강화한다면 향후 상위권 진입도 노려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이진호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jinho2323@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