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2018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 [사진=연합뉴스]

올해 7월,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보완책으로 꼽히던 탄력근로제 확대 여부를 놓고 정부와 노동계, 정치권과 경영계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 탄력근로제란

탄력근로제는 한 마디로 지난주에 60시간을 일했다면 이번 주에는 44시간만 근무해 평균 근로시간을 주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에 맞도록 조절하는 제도다. 근로기준법 제51조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현행법상 취업 규칙에 따라 2주 이내, 근로자와 대표 간 서면 합의로 석달 이내 탄력근로제 시행이 가능하다.

업무량이 많은 시기에 더 일하고, 반대로 해야할 일이 적은 주에는 근로시간을 줄여 휴일을 보장해 주는 일종의 유연근무제인 셈이다.

◆ 쟁점①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탄력근로제 운영 시 평균 시간을 산정하는 단위 기간이 최장 3개월인데, 정부와 여당이 이 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에 노동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 단위 기간의 경우 해외 주요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상당히 짧은 게 사실이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취업규칙으로 정하는 경우 일본은 1개월, 유럽연합(EU) 지침은 4개월, 독일은 6개월씩이다.

노사 간 서면 합의로 정하는 경우에도 미국·독일·일본 모두 1년이다.

◆ 쟁점② 단위 기간 6개월? 1년?

최장 3개월짜리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늘릴지, 1년으로 할지 여부도 논쟁거리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려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영계는 탄력근로제 적용 단위 기간을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산업 경쟁력 약화와 국민 불편 가중 등 부작용을 줄여나가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게 경영계의 주장이다.
경영계는 아직까지 탄력근로제 도입비율이 약 3.4%에 불과할 정도로, 이 제도의 활용이 매우 저조한 상황인데 가장 큰 이유가 짧은 단위 기간 탓에 제도 설계와 실제 적용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쟁점③ 월급 줄고, 건강 악화?

노동계는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을 늘리면 임금이 줄고 건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급 1만원을 받는 노동자가 단위 기간 6개월의 탄력근로제를 도입할 경우 임금이 78만원가량 줄어든다는 노동계 분석 결과도 나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18일 자체적인 분석 결과를 공개, 탄력근로제를 도입할 경우 노동자는 연장근로에 적용되는 가산수당을 받지 못해 임금이 7% 감소한다고 주장했다.

탄력근로제를 확대 도입하면 가산수당이 줄어들어 전체적으로 임금 감소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게 한국노총의 설명이다.

노동계는 또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늘리면 장시간 노동이 다시 일상화돼 근로자의 건강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했다. 한국노총은 3개월 단위 탄력근로제에서도 이론적으로는 주당 64시간(연장근로 포함)의 노동을 3개월 연속으로 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탄력근로제 개선 과정은

경영계와 노동계 간 극명한 입장 차이에도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탄력근로제 개선 방안은 연말까지 복잡한 갈등 상황을 빚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별도의 산하 위원회를 구성해 탄력근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해 나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야도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을 위한 법 개정을 연내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경사노위는 다만 정치권의 시간표에 얽매이지 않고 충분한 사회적 대화를 나눌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사노위는 노사정위원회를 대체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로, 노·사단체와 정부뿐만 아니라 청년, 여성, 비정규직,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등을 아우른다.

경사노위는 오는 22일 본위원회 출범과 함께 개최하는 첫 전체회의에서 탄력근로제 개선 방안 논의를 위한 의제별 위원회 발족 안건을 심의할 계획이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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