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혜경궁 김씨'는 이재명 부인 김혜경씨..증거 다수 확보
김혜경 측 변호인 "직접 증거 있나?"

사진=연합뉴스

2018년 4월 9일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한창일 때, 당시 이재명 후보와 경쟁하던 전해철 후보 측에서 '정의를 위하여 @08_hkkim'이라는 트위터 사용자를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면서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이 시작됐다.

트위터 아이디의 이니셜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이 트위터 계정의 주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경선 전 수사는 지지부진했고 지난달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전 운전기사 A씨가 계정 주인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때도 A씨는 "계정을 여러 개 써서 혜경궁 김씨가 나인지 기억이 확실치 않다"는 다소 아리송한 답변을 했다.

A씨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운전기사로 일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올라왔던 김정숙 여사와 김혜경 사진

언론 보도 이전 전해철 의원은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한마음 한 뜻으로 뭉쳐야 할 당내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발 취하를 결정했다"며 혜경궁 김씨 계정에 대한 고발을 전격 취하해 의구심을 자아냈다.

이재명 지사 또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혜경궁 김씨' 계정 활동으로 인해 자신이 도움을 받기는 커녕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과 부인이 자신의 이니셜과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을 공개해가며 악성 글을 쓸 만큼 어리석지 않다는 점을 들며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조사 결과 '혜경궁 김씨' 트위터의 계정주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고 확인했다.

수사기관이 '혜경궁 김씨' 사건에 잠정 결론을 내린 것은 지난 4월 8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였던 전해철 의원이 문제의 트위터 계정주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한 이후 7개월여 만이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것을 지휘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결정적인 사례 중 하나는 2014년 1월 15일 오후 10시 40분 김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이 지사의 대학입학 사진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김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사진을 올린 10분 뒤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같은 사진이 올라왔고, 또 10분 뒤 이 지사도 자신의 트위터에 같은 사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일부 네티즌은 "어떻게 이 지사 트위터보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사진이 먼저 올라올 수 있나.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이 지사 측은 직접 나서 김씨가 카카오스토리에 먼저 올린 사진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는 워낙 많아 혜경궁 김씨와 김씨가 동일인이 아닌 상황에서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검찰과 경찰은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가 그동안 일관되게 부인 김혜경 씨와 '혜경궁 김씨' 연관성을 부인해 온 탓이 신뢰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그동안 자신의 SNS을 통해 "제 부인은 혜경궁 김씨가 아니다. 하지만 경찰은 김혜경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것"이라며 "진실보다 이재명 부부 망신주기가 그들에겐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반발했다. 김씨도 지난달 24일과 지난 2일 두 차례 경찰 조사에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또 이번 경찰의 수사 결과에서 트위터 본사를 통한 계정주의 정보나 IP주소 등 김씨를 특정할 수 있는 명백한 증거는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검찰과 이 지사 측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앞서 해당 트위터 계정에는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자한당과 손잡은 전해철은 어떻고요? 전해철 때문에 경기 선거판이 아주 똥물이 됐는데. 이래놓고 경선 떨어지면 태연하게 여의도 갈 거면서"라는 글이 올라와 논란을 일으켰다.

'노무현시체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 가상하다' ,'문재인이나 와이프(김정숙)이나 생각이 없어", "한국말도 통역이 필요한 문어벙은?' 등의 대통령을 모욕하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김혜경 측 변호인은 "직접적인 증거가 있나"라며 해당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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