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영화 속 과학

1946년 GE가 첫 인공강우
중국도 2000개 시설 보유
화학물질 사용으로 부작용도

최근엔 인공태양 연구 주목

두바이의 쓰나미와 홍콩의 용암 분출, 모스크바의 폭염. 인공지능(AI)으로 날씨를 자유롭게 바꾸는 ‘더치보이 프로그램’이 오류를 일으키면서 지구에 갖가지 자연재해가 속출한다. 지난해 개봉한 재난영화 ‘지오스톰’(사진)의 설정이다. 신의 영역이던 날씨를 인간이 결정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영화에서처럼 AI 알고리즘에 의존하지는 않지만 이미 날씨 조작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됐다. 특히 ‘비’는 이미 정복이 끝난 분야다. 빈센트 셰퍼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연구원이 4000m 상공에서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리는 방식으로 1946년 인공강우를 이끌어냈다.

최근에는 중국이 인공강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공강우 시설을 갖춘 지방자치단체만 2000개가 넘는다. 56년 만에 찾아온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2007년 랴오닝성에서 인공강우를 일으킨 사례가 유명하다. 당시 중국 정부는 인공강우 물질을 실은 로켓 1500발을 발사해 2억8300만t에 달하는 비를 내리게 했다.

인공강우의 원리는 간단하다. 구름 입자를 뭉치게 하는 응결핵을 허공에 뿌리면 주변에 있는 수분이 모여 비를 만든다. 응결핵의 역할을 하는 물질은 요오드화은과 드라이아이스, 염화나트륨, 염화칼륨, 요소 등이다. 인공강설도 인공강우와 원리가 같다. 온도가 낮은 지역의 하늘에 응결핵을 뿌리면 인공눈이 만들어진다.
인공강우는 부작용도 초래한다. 화학물질이 사용돼 환경이 오염된다. 대규모 비와 눈을 억지로 일으키면 인근 지역에 기상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 2009년 11월 중국 베이징의 때이른 첫눈이 폭설로 바뀐 게 그렇다. 인공강우 실험으로 베이징 대기에 수분이 늘어나 강설량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미지의 영역이었던 ‘햇빛’도 조작이 가능해졌다. 초기엔 원반형 거울을 위성에 설치해 특정 지역에 태양광을 집중시키는 방법을 썼다. 최근엔 진짜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인공태양’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과학원 플라즈마 물리연구소는 지난 12일 핵융합 실험으로 이스트(EAST)를 이용해 1억도의 온도를 구현했다고 발표했다. 태양과 똑같은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 상태가 되면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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