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힘쓰는 카페베네 가보니
전기 끊고 플라스틱 컵 치워 비용↓
"매장 수 늘리기보단 내실 힘쓸 것"

16일 찾은 서울의 한 카페베네 매장 모습. 의자는 140여개가 빼곡히 차 있었지만 손님은 대여섯명에 불과했다. /사진=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최근 경기도 부천에 있는 한 카페베네 매장을 방문한 대학생 A씨(24). 수업 과제를 위해 카페를 찾은 A씨는 음료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콘센트에 노트북 어댑터를 꽂았지만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다른 자리로 이동해 다시 꽂아 봤지만 역시 연결이 안됐다. 당황한 A씨는 "매장 직원에게 전기가 왜 안들어오는지 물어봤지만 몇 달 전부터 사용할 수 없게 해놨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법정관리에서 조기 졸업한 카페베네가 4년 만의 흑자전환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지난 3분기 6억36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7억5900만원 흑자다. 이같은 흐름이라면 2014년 이후 4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라는 성과를 달성하게 된다.

지난 1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카페베네는 9개월 만인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회생 종결 결정을 받았다. 카페베네는 법정관리를 통해 회생채권의 30%는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70%는 10년에 걸쳐 나눠서 갚기로(현금변제) 했다. 카페베네는 이를 위해 경영 효율화, 내실화, 가맹점 활성화 방안 등을 채권단에 보고했다.

이날 기자가 직접 찾은 서울의 한 카페베네 매장에서는 이같은 흔적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약 264㎡(80평) 규모의 매장 안에 의자 140여개가 빼곡히 놓여 있었다. 손님 대여섯명이 드문드문 앉아 있었다. 매장 내 기온이 서늘하게 느껴져 직원에게 물어보니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적정온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매장의 온도계는 에너지이용합리화법 권장온도인 20도를 정확히 가리키고 있었다.
소비자 편의를 위해 카페 곳곳에 놓여있는 빨대 비치대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종이컵 대신 정수기용 얇은 종이컵이 보였다. 이 매장 오픈 초기에는 가맹본부에서 플라스틱 컵을 제공했지만 이제는 가맹점주의 재량으로 단가가 저렴한 정수기용 종이컵을 사용하고 있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가맹본부 차원에서 비용 절감 조치를 지시한 일은 없고, 점주 분들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말 직원들의 월급을 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법정관리 후 서울회생법원의 도움으로 회생기간 내내 정상적으로 급여가 지급됐다. 카페베네 본사 직원 수는 법정관리 전 200여 명에서 현재 100여명으로 줄었다. 이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라 사업규모 감소로 인한 자연감소분이었다.

한때 카페베네 점포는1000개를 넘은 적도 있었다. 지금은 40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계약기간이 끝나가는 가맹점주들이 재계약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어서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과거처럼 무조건 매장 수에 집착하기보다는 주요 상권, 좋은 곳에 효율이 높은 매장을 열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목표를 말하긴 어렵지만 사업성이 있는 위치에 매장 오픈을 희망하는 점주가 있으면 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매장은 운영비를 절약하기 위해 무료 와이파이를 없애고 전기도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카페베네는 본사 차원의 비용 절감 노력도 진행한다. 메뉴를 정비하고 불필요한 마케팅을 축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타 마케팅, PPL에 집중하기보다는 모바일 결제 채널 제휴와 시즌별 시그니처 메뉴 개발을 통해 내실을 다지겠다고 설명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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