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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뉴욕 증시 급락 여파에 또 다시 2000선 붕괴를 위협받고 있다. 조정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위험관리를 해야한다는 조언이다. 뉴욕증시 급락을 이끌었던 달러강세가 완화 조짐을 보이긴 쉽지 않고,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서다.

13일 오전 10시1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1.42포인트(1.99%) 하락한 2039.02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2.65%나 급락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 급락 여파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뉴욕증시는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달러화 강세, 애플을 비롯한 IT주의 실적악화 우려, 국제유가 하락이라는 3중고에 하락했다. 간밤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2.32% 폭락한 25,387.18에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1.97%, 2.78% 하락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지난주 금요일에 이어 애플과 애플 관련주가 하락을 주도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44% 하락하는 등 기술주 전반에 걸쳐 매물이 출회된 점도 부담이었다"며 "이는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미국 증시의 하락을 이끌었던 요인들이 해소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간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97.57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예산의 제출 기한이 오늘로 다가오면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데 결론의 윤곽이 잡히기 전까지는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며 "달러 강세의 가장 큰 원인은 Fed의 긴축인데, 샌프란시스코 중앙은행 총재 연설이 있었지만 긴축 기조를 완화할 것이라는 신호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간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중앙은행 총재는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지한다며 미국 고용은 좀 더 개선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중앙은행이 긴축을 유지하면서 시장엔 실망감이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시장 달래기와 같은 파월 풋(Put)을 기대햇던 시장에게 중앙은행의 행보는 실망감으로 다가왔다"며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가 높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관건은 투자자들이 준비가 돼 있는가로, 정책 측면에선 규제 또는 의도치 않은 긴축이 대표적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 3월 미국의 IT버블을 근거로 들었다. IT버블 붕괴는 비이성적 과열이 문제의 본질이었지만, 미국 바론즈(Barron's)지는 커버스토리를 통해 207개 닷컴 기업이 현금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51개 기업은 12개월 이내 보유현금이 소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도가 나온 날(2000년 3월21일) 미국 중앙은행이 예고된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주식시장의 패닉이 시작됐다.

14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의장 연설이 주식시장에 추가적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9일 종료된 FOMC는 미국경제를 여전히 강하다고 평가하면서 12월 기준금리 인상과 이후 추가적인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시장 하락세 또는 경기 감속을 방어해줄 중앙은행 역할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투자심리는 상당히 약해져있다"고 판단했다.

이진우 연구원은 "민감도가 높아진 시장에서 정책의 실수는 예상밖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시점으로, 달러화는 작년 하반기 이후 상단을 위협하고 유가는 올해 전저점을 위협하고 있다"며 "최근 1개월 사이 급격히 진행된 변화로 임계점을 넘어선다면 단기적 위험관리가 불가피하다"고 조언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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