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30% 할인해서 저렴하게 산 것 같아요"

직장인 윤모 씨(28)는 지난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때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스마트워치 '샤오미 미밴드3'를 구입했다. 알리익스프레스 정상 판매 가격은 30달러(약 3만4000원)지만 광군제 행사로 최저가 21달러(약 2만30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윤 씨는 "무료배송에 이 가격이면 이득"이라며 "배송기간이 조금 걸릴 수 있겠지만 만족한다"고 말했다.

중국 연중 최대 할인 축제 광군제가 35조원 규모의 기록적인 매출을 올리고 종료됐다. 중국 소비자뿐 아니라 국내외 직구족들도 할인 행사에 동참하며 구매력을 과시했다. 불과 한 달 전 종료된 국내 대표 쇼핑 관광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와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해외직구 반입금액은 2억487만2000달러(약 2330억원)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 광군제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할인행사의 영향으로 연말 직구 반입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막을 내린 광군제에서 국내 소비자들은 의류·가전 등 인기 품목을 사들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온라인 쇼핑 해외 직접 구매액은 898억9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2년전과 비교하면 무려 142% 늘어날 정도로 광군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조용히 막을 내린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상반된 흐름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정부 주도로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2016년부터 시작된 국내 대표 쇼핑·관광 축제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서 정부는 총 34억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대형 가전사와 롯데백화점·이마트 등 제조·유통 분야 440개 기업이 참여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냉랭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적극 나서 판을 깔고 민간기업을 유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 주도 행사다 보니 '마지못해' 참여하는 형국으로 제품 할인율 및 취급 품목 등에서 차별점을 크게 둘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성황리에 끝난 광군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최대 50~80% 가량 할인해 판매한다. 알리바바의 경우 직매입 방식인 아니지만 광군제 참여 업체에게 할인 혜택 제공을 의무화하고 있다. 징둥의 경우 내부 컨설팅 등을 통해 할인 상품 및 프로모션 항목을 결정해 전체 물량의 70~80%를 미리 직매입한다. 인기 상품을 대대적으로 할인한 것이 성공 비결인 셈이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한국판 광군제' 할인 행사에 나선 국내 온라인 쇼핑몰은 올해 기록적인 성과를 얻었다. 각 카테고리 MD(상품기획자)가 소비자 데이터를 반영해 판매할 상품을 선정하고, 사전에 제조사와 협의해 프로모션 등 내용을 정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11번가에 따르면 지난 11일 하루 거래액이 역대 최고 수준인 102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하루 거래액 649억원보다 57%나 높다. 'LG전자 건조기', '케이카 중고차 1100만원 할인쿠폰', '애플 에어팟' 등이 빠르게 소진됐다. G마켓·옥션이 이달 1~11일 선보인 '빅스마일데이' 역시 흥행했다. 행사 기간 매출은 전월 대비 107% 이상 증가했고, 삼성전자·아모레퍼시픽 등 33개 대형 브랜드의 거래액 역시 평소보다 160% 늘었다.

이외에도 '티몬 타임어택', '이마트 럭키박스' 등이 대형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만큼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고객들이 가장 선호했던 브랜드 위주로 십일절 행사 상품을 구성했다"며 "직매입을 하지 않았지만, 올초부터 브랜드사와 협의해 단독 상품을 준비하는 등 효율적인 상품 구성으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올해 행사의 성공은 온라인 할인행사에 기대하는 고객 수요에 맞춰 인기 브랜드와 상품 수 등 충분한 물량을 확보한 것인 주요했다"고 전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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