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선도하고, 화웨이·넷플릭스와 과감히 손잡고

IPTV 가입자에 넷플릭스 서비스
5G 장비공급사로 화웨이도 선택

"3등 자리 머물면 생존 보장 못해
SKT·KT와 대등해지는 게 목표"
LG유플러스가 통신시장에서 잇따른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통신사 최초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이고 경쟁 업체와 다르게 화웨이, 넷플릭스 등 외국 업체들과 손도 잡았다.

통신시장에서 ‘만년 3위’에 머물러선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내년 3월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계기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선공·동맹’ 파격 행보 이어가

LG유플러스는 자사 인터넷TV(IPTV) 일부 가입자를 대상으로 셋톱박스에 넷플릭스 앱(응용프로그램)을 선탑재하는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번주에 세계 최대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IPTV 메뉴에서 넷플릭스를 선택하면 넷플릭스 서비스로 이동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셋톱박스만 있으면 별도 기기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넷플릭스와 마케팅 제휴를 맺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선 이 같은 협력으로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유치와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손잡는 것을 두고 경쟁업체와 지상파 방송사들은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회원사인 한국방송협회는 5월 성명을 통해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제휴는 미디어산업 생태계 파괴의 시발점”이라며 “국내 콘텐츠 제작산업이 넷플릭스의 생산 하청기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LG유플러스는 보안 논란에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고 판단해 중국 최대 통신장비회사 화웨이의 장비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 KT와 달리 5G 장비회사 선정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최근 수도권에서 네트워크 구축 작업을 하고 있다. LTE 네트워크와 동일하게 화웨이,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등 4개 회사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8월엔 자사 모바일 가입자 모두에게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을 3개월간 무료로 쓸 수 있는 이용권을 제공하기도 했다. 국내 인터넷 업계와 방송 업계가 유튜브의 시장 잠식에 날로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제휴는 유튜브의 영향력을 높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월에는 업계 최초로 속도 제한 없이 무제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속도 용량 제한 없는 무제한 요금제(월 8만8000원)’를 도입했다. 이후 KT와 SK텔레콤 역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내놨다. LG유플러스의 과감한 행보가 요금제를 무제한제로 바꾸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만년 3등 머무르면 도태된다”

LG유플러스가 내딛는 파격 행보의 배경에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3위 사업자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상품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통신사와 같은 방법으로는 격차를 좁힐 수 없다는 뜻이다.

이 회사의 한 고위 임원은 “만년 3위 자리에 머물러선 통신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내부적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통신시장에서 9월 기준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20.1%로 SK텔레콤(41.8%), KT(26.1%)보다 낮다. 유선 인터넷과 IPTV 시장에선 KT, SK브로드밴드에 이어 3위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이동통신시장에는 현재의 3사와 신세기통신, 한솔PCS까지 5개 사업자가 있었지만 두 회사가 사라졌다”며 “LG유플러스가 고착된 점유율을 깨지 못하면 신세기통신이나 한솔PCS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LG유플러스는 과거 3G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경쟁사에 크게 뒤처진 적이 있다. 이후 2012년 LTE 전국망은 발빠르게 설치해 LTE 시장에선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내년 5G 상용화를 또 한 번의 점유율 도약 계기로 삼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두 경쟁사와 대등한 경쟁 관계를 만드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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