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의 사실상 첫 폐업 사태가 나왔다. 한·중 합작 거래소인 지닉스가 9일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지닉스의 암호화폐 펀드 공모에 대해 '불법'으로 판단한 게 결정타가 됐다.

거래량 기준 국내 중상위권 거래소인 지닉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23일 거래소 운영 종료를 공지했다.

앞서 지닉스는 중국계 제네시스 캐피털과 함께 암호화폐 공개(ICO)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암호화폐 펀드 'ZXG 크립토펀드 1·2호’를 선보였다. 1호는 2억원(1000이더리움)을 모집해 운영 중이며 2호는 약 20억원(9273이더리움) 규모로 공모를 추진했다.

지난달 2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닉스의 암호화폐 펀드 공모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미인가 영업행위)으로 판단,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지닉스가 펀드 등록과 투자설명서 심사를 하지 않았고 운용사·판매사·수탁사 등도 금융위 인가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이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펀드 운용을 불법으로 간주하자 지닉스는 지난달 29일 펀드 상품 출시를 취소한 데 이어 이날 폐업키로 최종 결정했다. 지닉스 관계자는 "암호화폐 펀드 상품 출시 이슈로 인해 지속적인 거래소 운영이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투자자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닉스는 실질적으로 폐업한 첫 사례가 됐다.

두 차례 해킹을 당해 앞서 야피존에서 이름을 바꾼 유빗은 지난해 말 폐업을 선언했으나 코인빈이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거래소 코인피아의 경우 올 2월 초 거래를 전면 중단했으나 폐업하지는 않았다.

지닉스는 정부 개입이 직접적 계기가 돼 문을 닫는 케이스라 이들과는 다르다. 이른바 '규제 공백' 탓에 암호화폐 펀드를 출시했다가 철퇴를 맞은 것이어서, 정부가 명확한 암호화폐 관련 규제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달라는 업계 요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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