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국형 경영 리더십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

이종윤 한국외대 명예교수


현재 한해국경제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노사 대립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노사관계법이 제대로 정립되지 못해 노사분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면이 적지 않지만, 노사문제의 일차적 해결당사자는 누구보다도 기업현장에 있는 경영자와 근로자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은 수출이 GNP의 50%이상을 점하는 압도적 수출 의존 국가이다. 따라서 대외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은 생산현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노사대립이 격화되어 도를 넘어서면 생산 활동이 원활하지 못해지고, 해당 기업의 대외 경쟁력이 약화돼 퇴출 위기에 놓이게 될 것이다.

기업이 퇴출되면 관련 기업의 경영자도 노동자도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특정 기업의 경영자와 노동자는 같은 배에 탄 공동 운명체인 것이다. 결국 기업이 대외 경쟁력을 상실해서 퇴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 경영자도 노동자도 같은 입장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노사의 극한 대립으로 인해 기업이 파산해서 경영자와 노동자가 다 같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경우를 적지 않게 목격하게 된다. 노사 대립이 기업파산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경영자도 노동자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사의 극한 대립으로 경영파탄으로 가게 되는 것은 경영 리더십의 부재에 기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한국 기업경영에서 극히 중요하면서도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경영 리더십을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책을 수립해야 될 때라고 생각된다.


특정 산업의 특정 기업에서 요구되는 경영 리더십은 단지 일반적인 리더십론에서 제시되는 자질을 충족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당해 기업에서 어떠한 과정을 통해 노사 대립이 심화되었는지와 그때그때 본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임시 미봉책으로 대처함으로써 오히려 노사문제를 더 복잡하고 더 어렵게 만들어 버렸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나아가서 당해산업의 업종적 성격에서 비롯된 특유의 노사갈등의 측면까지 충분한 이해해야 하겠다.

특정 산업의 특정 기업이 직면한 노사 갈등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설명한 관점에 대한 충분한 파악을 토대로 한 접근이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한국형'이란 한국인의 기질, 남북 대립 및 오랜 세월에 걸친 권위적인 정부의 존재로 인한 권위주의적 경영 리더십의 흔적을 경영 리더십 정립 과정에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지금 한국에서 탁월한 경영 리더십이 강하게 요구되는 곳 중 하나가 자동차산업의 현대자동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현대자동차는 장래에 극심한 경영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기에 특단의 대응책이 요구되고, 그 대응책의 핵심적 요소로서 경영 리더십의 확립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현대자동차로서는 리더십의 자질을 갖춘 직원을 선발하여 기술한 내용을 학습시킴과 동시에 직원 속으로 노조 속으로 파고들게 하여 그들의 본질을 파악하게 하고 나아가서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여 경영진과 노동조합과의 대립을 적절히 조정할 수 있도록 양성해야 할 것이다.

노사문제는 개별 기업의 문제이기는 하나 동 문제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정부가 각별한 문제의식을 갖고 특단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정부도 기업경영의 안정, 나아가서 선진경제로 가는 길에 노사안정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함으로써 경영 리더십 인력 양성프로그램의 정비 등 노사안정화를 위한 제반 인프라 구축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이종윤 한국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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