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키디데스 함정 피하려면 강온 양면정책 펼쳐야"

미국과 중국 간의 충돌이 필연적인 것은 아니라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적했다.

FT는 8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미국과 중국 간 관계는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서 "두 강대국 간의 갈등이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투키디데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의 충돌을 기술한 이래 세상은 변했다"면서 "하지만 (강대국 간의 충돌) 위협은 높고, 경쟁은 불가피하며, 오해와 오판도 불가피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FT는 일부 학자들이 '신냉전'(a new cold war)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듯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과거 미국과 구소련이 벌인 냉전(cold war)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구소련은 서구 경제체제 밖에 존재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이해관계는 세계화라고 일컬어지는 상호의존 망에 얽혀있다고 FT는 강조했다.

아울러 구소련은 미국의 경제력에 대항할 수 없었지만, 중국은 조만간 미국을 따라잡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FT는 과거의 냉전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서 "가장 분명한 것은 서방세계는 단결할 때 무한하게 강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전적인 일방주의가 미국의 우방들을 뒷전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결론적으로 FT는 국제적 규칙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고 중국의 적절한 무게를 인정함으로써 중국을 통제하기 어려운 대결로 몰아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미국에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전적인 길로 너무 멀리 나아갔지만, 자신을 반전시킬 수 있는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으므로 대(對) 중국 정책의 수정이 가능하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은 하나의 방법일 뿐이라면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하길 원한다면 중국에 대한 강경노선과 온건노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FT는 미국에 조언했다.

아테네 출신의 역사가이자 장군인 투키디데스는 저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기존 강국이었던 스파르타가 급격히 부상하던 아테네를 견제하면서 발생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학자들은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 간의 충돌을 설명할 때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앞서 저명한 경제학자인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선임연구교수는 지난 9월 7일 홍콩에서 열린 홍콩 미국상공회의소 연례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 무역전쟁에서 출구전략이 없는 것 같다면서 중국과 미국이 신냉전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인인 민신페이 미국 클레어몬트 매케나대 교수도 이 회의에서 미 중간 진행되고 있는 무역갈등의 양상을 볼 때 미국과 중국이 이미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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