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전원책에 조강특위 위원 해촉 문자 통보

김병준 "당 기강 질서
더이상 흔들려서는 안돼"

전원책 "개혁 거부 정당 미련 없다"
내주 초 별도 기자회견 검토

외부영입인사들끼리 격돌…'설화'로 갈등 빚던 김병준-전원책
전당대회·비대위 연장 정면충돌…친박·비박도 전대 연기엔 반대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9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연장을 주장한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을 ‘해촉’(위촉했던 직책에서 물러나게 함)했다. 한국당이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도 해야 한다’며 전 위원을 영입한 지 37일 만에 결별 선언을 한 것이다.

전원책 연이은 ‘설화’에 해촉 강공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 위원의 말씀과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려 했지만,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수용하기 어려웠다”며 “당의 기강과 질서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전 위원 해촉 배경을 설명했다.

김용태 사무총장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당 비대위는 전 위원이 어제 비대위원회 결정사항에 동의할 뜻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에 위원직 해촉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해촉 통보를 받은 전 위원은 “문자 해촉 통보라니 기가 막힌다. 개혁을 거부하는 정당에 무슨 미련이 있겠냐”고 반발했다. 그는 “쫓아내기 위해 명분 싸움을 하는 것인데,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니까 해촉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위원은 다음주 초 별도 기자회견을 검토 중이다.

당 지도부와 전 위원은 최근 일촉즉발의 대립각을 보여왔다. 특히 전 위원이 비대위 기간과 내년 2월 예정된 전당대회 연기를 주장하면서 대립이 극에 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과 8일 직접 초·재선 의원 그룹을 직접 찾아가 “전대 2월 실시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해명하는 등 진땀을 흘려야 했다.
전 위원은 지난달 중순에는 “박근혜 (탄핵 관련) 끝장토론을 해야 한다” “태극기 부대는 극우가 아니다” 등의 폭탄급 발언을 쏟아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태극기 부대 등으로 대표되는 ‘강성 우파’를 당 지지층으로 흡수할지 문제는 계파별로 입장이 맞서는 첨예한 사안인데 불쑥 이슈를 던진 것이다. 비박(비박근혜)계인 김무성 의원을 향해서는 “전대 출마를 고집하면 무덤을 파는 것”이라고까지 했다. 그러자 당내에서는 “당원협의회 위원장 교체와 같은 무거운 일을 맡은 입장에서 할 얘기가 아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때마다 당 지도부에서는 “평론가로서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매번 진화에 나섰다.

‘전대 연기’에는 친박·비박 모두 반대

전 위원 해촉은 당내 혼란을 부추긴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지만 일각에서는 전 위원 주장대로 전당대회 날짜가 연기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 것이라는 공감대가 전 계파에 고루 형성됐기 ?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현재 당 주류인 비박계·복당파 그룹이나 비주류인 옛 친박(친박근혜)계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도 이 같은 사정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현행 지도체제를 계속 유지해 끌고갈 경우 사방이 김 위원장의 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당권 쟁탈전은 초읽기 수순이다. 4선 중진인 정우택 의원이 당 대표 출마 결심을 굳힌 데다 “아직 전대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김무성 의원 역시 전대 불출마 입장을 뚜렷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유기준 의원 등 친박계에서도 황교안 전 총리를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 위원의 전대 연기 주장은 모든 계파의 이익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 위원 해촉으로 당 지도부의 리더십 손상이 불가피해졌다. 내부 체제 정비를 통한 ‘보수진영 통합’도 차질을 빚게 됐다. 전 위원도 이력에 흠집이 났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 위원 개인으로서도 ‘한 자리에 오래 머물기 힘든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한동안 여의도 정치판에 기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위원이 유일하게 현실정치에 뛰어들었던 2008년에도 이회창 총재가 이끄는 자유선진당에서 ‘의견 충돌’을 이유로 대변인을 4일 만에 중도 사퇴했기 때문이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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