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매체 "북남협력 제동 걸려는 美의 흉심이 깔려 있다"

전문가 "美가 제재 안풀어…北, 고위급 회담 연기한 것" 분석
북한이 대남 선전매체들을 통해 한·미 워킹그룹(실무협의체)과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 재개 등을 강력히 비난했다. 지난 8일 열릴 예정이던 미·북 고위급 회담이 연기된 이후 북한의 첫 반응이다.

북한의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한·미 워킹그룹을 겨냥한 비판 논평을 내놨다. “북남 협력사업들에 나서지 못하게 항시적으로 견제하고 제동을 걸며 저들의 비위에 거슬리면 아무 때나 파탄시키려는 미국의 흉심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메아리’는 최근 6개월 만에 재개된 KMEP에 대해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이 이제는 아예 정례훈련이라는 간판 밑에 한·미 해병대연합훈련을 강행해대고 있다”고 강변했다.

한·미 워킹그룹은 미국 국무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양국 간 대북 실무협의체다.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달 29~30일 방한 중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만나 구성 방안을 논의했다. 이 협의체는 북한의 비핵화 노력과 제재 이행 수준을 함께 관찰하고, 유엔 제재와 합치하는 남북 간 협력에 관한 긴밀한 조율을 설치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북한의 반응에 대해 고위급 회담 연기 이유가 무엇인지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 조치의 대가로 제재 완화 방안을 논의하고자 했으나 미국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회담 결렬에 대해 직접적인 비난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을 깨지는 않을 것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CNN은 8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미국이 제재 완화 조치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데 대해 정말로 화난 상태”라며 “자신들이 추가 조치를 하기 전에 미국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게 북한의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또 북한 대표단이 미국 중간선거 당일인 6일 회담 연기를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중간선거 직후 “북한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가운데 자유아시아방송은 8일 미국 국방부의 한 고위관리가 “비핵화가 안 될 경우 미국이 북한 정권교체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이 관리는 이날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북한 관련 토론회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북한 정권교체는 미국의 현재 대북정책이 아니지만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계속 거부한다면 미국은 입장을 바꿔 북한 정권교체를 대북정책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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