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겪던 민주-한국노총 위원장
10개월만에 만나 강력 투쟁 선언
문재인 정부-노동계 갈등 증폭 예고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9일 서울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본부를 찾아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왼쪽 두 번째)과 악수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정부와 국회의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추진을 막겠다며 ‘공동투쟁’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정의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에 실력행사를 예고했던 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총까지 가세하면서 노정 갈등은 한층 증폭될 전망이다.

양 노총 위원장은 9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본부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탄력근로제 확대 추진 방침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근로시간 단축도 사실상 연말까지 유예돼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의 민원 해결을 위해 탄력근로제를 확대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 노총은 오늘 만남을 시작으로 탄력근로제 개악 저지를 위해 공동 대응 방안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도 “잉크도 마르지 않은 법안인 (근로기준법의) 탄력근로 단위기간 확대 움직임은 국회의 입법 과정이 얼마나 모순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충분한 사회적 대화 없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양 노총은 간담회 직후 “국회의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을 막아야 한다는 데 양 노총의 입장과 의지에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민주노총은 10일 전국노동자대회에 이어 21일 총파업을 통해 강력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노총은 오는 17일로 예정된 노동자대회는 진행하되 국회 일방 처리를 막기 위해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논의에 나서겠다고 했다.

민주노총을 뺀 채 출범할 예정인 사회적 대화 기구와 관련해선 양 노총이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양 노총은 “한국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조건과 상황, 민주노총이 현재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못하는 조건과 상황에 대해 양 조직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등과 관련해 긴밀한 연대와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 노총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마주 앉은 것은 지난 1월12일 김명환 위원장이 당선 인사차 한국노총을 방문한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후 양 노총은 사회적 대화 참여 문제로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겪어왔다.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이 지난달 정책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문제를 결정하지 못하자 민주노총을 뺀 채로 경사노위를 출범시키자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언제까지 민주노총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노사정대표자회의 소집을 요구했고 결국 경사노위 출범이 확정되자 민주노총은 유감을 표시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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