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에 공격 포문 연 민주노총
11월 총파업 강행 우려 표시한
이낙연·이해찬·홍영표 싸잡아 비판

민주노총 출범 산파 역할 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에
"자성하고 자중하라" 경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8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어이가 없다. 무지하고 오만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임 실장이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노총과 전교조가 더 이상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내놓은 반응이다. 최근 정부·여당의 잇단 민주노총 비판과 이에 대한 민주노총의 감정적인 대응이 반복되면서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밀월관계였던 노·정 관계가 틀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막말’ 심해지는 민주노총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막강한 권력실세인 대통령 비서실장의 ‘사회적 약자’ 발언에 어이가 없을 지경”이라며 “노동조합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조차 없는 무지하고 오만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최근 정부와 여당에서 민주노총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이 잇따라 나오는 데 대해서도 “노동법 개악, 노동정책 후퇴는 물론 공약조차 이행하지 않는 자신의 책임과 잘못을 가리기 위한 교묘한 물타기 정치 공세”라고 강변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강행 예고에 우려를 나타낸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당정을 겨냥한 민주노총의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민주노총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향해 “자신의 삶을 후회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지만 민주노총에 대한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언사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자성하고 자중하라”고 경고했다. 문 위원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30여 년간 나름대로 정의라고 여기면서 노동운동을 했지만 지나고 보니 정의가 아닌 게 있다. 거기에 민주노총도 책임이 있다”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민주노총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해 ‘노동계 대부’로 통하던 문 위원장은 당시 민주노총의 ‘경고’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채용비리와 관련, 민주노총 연루 의혹이 잇따르자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적폐세력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정이 탄력근로제 확대에 합의하자 “해야 할 숙제는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개악에 발벗고 나선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난했다.
한국노총도 정부 비판 가세

민주노총은 이날 회견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저지와 11월 총파업 강행 계획도 재확인했다.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확대와 관련해 “이미 연장·휴일 중복수당 폐지와 함께 주 52시간 근로시간 시행을 6개월간 유예까지 했다”며 “근로시간 단축과 그에 따른 일자리 창출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개악”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정부 비판을 비교적 자제해왔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가세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9일 민주노총을 직접 찾아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를 위해 연대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해법을 강조하며 민주노총을 우회적으로 압박해온 한국노총이 민주노총과 연대하기로 하면서 노·정 갈등의 전선이 확장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오는 22일 예정돼 있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출범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민주노총을 빼고 공식 출범한다는 것 외에는 정해진 것이 없는 가운데 탄력근로제 확대 등 변수가 등장해 향후 상황을 예측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을 비롯한 ‘8대 입법과제’ 처리를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추진 중인 국민연금 개편과 관련해 국가지급 보장을 명문화하고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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