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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최근 불거진 ‘청와대 업무 이관’ 여부에 대해 “부동산 관련 정책 가운데 금융 부분은 경제수석실에서 담당하고, 수급 대책 등 국토교통부와 연관된 것은 사회수석실에서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청와대 조직개편에 대해선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윤 수석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사회수석실에 업무가 쏠려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로써 청와대가 탈(脫)원전 등 에너지 정책에 이어 일부 부동산 정책 업무까지 경제수석실로 옮겨가게 됐다.

윤 수석은 “부동산 정책 가운데 금융 관련 일을 경제수석실에서 맡을 필요가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부동산 정책을 경제수석실이 총괄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사회수석실과 같이 하는 것”이라며 수급 대책 등의 현안은 사회수석실에서 이끌어간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조직개편 논란은 장하성 정책실장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장 실장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정책을 사회수석실이 관여했던 것은 정부 초기 업무 관장에 따라 그렇게 진행이 됐었던 것”이라며 “최근에는 경제수석실로 (부동산 정책을) 이관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즉각 부인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장 실장의 발언에 대해 “지난 9·13 부동산 대책 마련 시 대출 등 금융 분야에 경제수석실이 참여한 바 있어 부동산 대책의 경제정책적 고려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지 이관 여부를 말씀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대변인의 설명과 달리 윤 수석의 발언에 따르면 이미 업무 분장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 역시 “정책실 차원에서 논의가 됐던 것은 맞다”며 “장 실장에게 그런 아이디어가 없었다면 그런 발언이 국감장에서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탈원전에 이어 부동산 정책까지 ‘왕수석‘으로 불릴 만큼 청와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김수현 사회수석의 업무 상당 수가 경제수석실로 옮겨가게 됐다.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 질의에 출석한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에너지와 탈원전 정책은 그동안 사회수석이 맡았는데, 한 달 전부터 제가 맡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가동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차기 정책실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김 수석이 주도해온 부동산과 에너지 정책을 경제수석실로 옮기면서 윤 수석의 입지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직제상 사회수석실 밑에 있는 주택도시비서관의 역할이 경제수석실로 넘어가게 될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청와대 조직 개편은 국무회의 의결 사항이라 쉽게 변경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번 업무 이관이 그동안 김 수석이 주도해온 수요 억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이 가격 급등으로 이어진 데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라는 얘기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윤 수석에 대한 두터운 신뢰가 바탕이 됐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사회정책 슬로건인 ‘포용국가’를 입안한 윤 수석은 매일 아침 문재인 대통령과 참모들간 차담회에 참석하는 몇 안되는 고정 멤버로 알려져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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