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세계 무역 경찰 아니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란에 대한 제재 복원으로 유럽과 미국 간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가 미국의 조치에 맞서 이란 핵 합의를 유지하는데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프랑스는 또 "세계 무역 경찰 행세를 하려는 미국의 역할을 거부한다"면서 궁극적으로 유로화를 달러화와 동등한 국제통화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7일 자 파이내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유로화를 달러화와 동등한 강력한 통화로 만들기 위한 경제 주권 유지 노력을 벌일 것이라면서 미국의 제재 복원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교역을 유지하기 위해 특수금융 채널을 개설하는 것을 그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 메르 장관은 "유럽은 미국이 세계의 무역 경찰 역할을 하는 것을 거부한다"면서 이란 제재를 둘러싼 분쟁은 EU가 독립성을 재확인할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르 메르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란 제재 복원에 따른 EU의 깊은 좌절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미국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 철회 선언 이후 이란과 관련 업체 및 개인 등에 제재를 다시 부과해왔다.
그러나 EU는 이란 핵 합의 다른 당사국인 중국 및 러시아 등과 함께 핵 합의 고수를 다짐하면서도 제재에 맞서 이란과의 교역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제한적이어서 대응에 부심해왔다.

프랑스는 다른 대부분의 EU 회원국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으로부터) 이란과의 교역에서 전혀 예외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푸조 자동차를 생산하는 모기업 PSA와 토탈 석유사 등 프랑스의 대표적 기업들은 이미 이란과의 거래 축소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또 브뤼셀에 본부를 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가 지난 5일 미국의 제재 복원에 따라 제재 대상 이란은행들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히는 등 EU 측의 어려움이 가증되고 있다.

이란과의 교역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특수금융채널(SPV)을 개설하려던 EU의 움직임 역시 미국의 보복을 우려한 회원국들의 소극적 반응으로 기구가 들어설 본부 등 핵심 사항이 미정 된 상태이다.

르 메르 장관은 SWIFT와 같은 사례가 EU가 SPV와 같은 자체 능력을 갖출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SPV가 향후 유럽금융독립을 보장하는 진정한 정부 간 기구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면 비판자들은 기업들이 이란과의 거래를 지키기 위해 미국의 분노를 사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고든 손들랜드 EU 주재 미국 대사는 SPV 계획을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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