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대전서 '누리온' 개통식

1초에 2경5700조번 연산 가능
내달 3일부터 정식 서비스

대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들어서는 5호 슈퍼컴퓨터 누리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 연구를 지원하는 국내 대표 슈퍼컴퓨터가 10년 만에 교체됐다. 이번에 가동에 들어가는 ‘누리온’은 고성능 컴퓨터 2만 대와 맞먹는 연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론적으로 1초에 2경5700조 번의 연산이 가능하다. 세계 슈퍼컴퓨터 랭킹 11위에 해당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7일 대전 본원에서 국가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개통식을 열었다. 슈퍼컴퓨터는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분석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이 필요한 기초 과학 연구에도 활용된다.

누리온의 몸값은 587억원이다. 소프트웨어 가격 등을 포함하면 900억원가량이 투입된다. 미국 크레이사가 만들었으며 57만20개의 코어(core)가 들어간다. 누리온의 이론 성능은 25.7페타플롭스(PFlops·초당 10의 15승 번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실측 성능은 13.92PFlops에 달한다.

누리온은 병렬 처리가 가능한 슈퍼컴퓨터로 동시에 여러 가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수소경제 등 국가 연구 과제를 처리하면서 산업계의 수요도 함께 해결할 예정이다. 정식 서비스는 12월3일에 시작한다. 초고성능 컴퓨터 활용 과제 공모에 참여하거나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면 소속 기관에 관계없이 누리온을 쓸 수 있다.
염민선 KISTI 계산과학응용센터장은 “누리온을 이용하면 천문학적인 데이터가 필요한 연구가 가능하다”며 “우주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밝히고 실제 세포를 모델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도입된 슈퍼컴퓨터 4호기는 12월을 끝으로 사용이 중지된다. 지난 10년 동안 1만 명 이상의 연구자와 500개 이상의 기업이 활용한 기종이다. 이 슈퍼컴퓨터의 도움으로 제작된 SCI(과학기술논문색인) 논문도 1000편이 넘는다.

일각에선 슈퍼컴퓨터 업그레이드 작업이 너무 늦게 이뤄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적어도 5년에 한 번은 최신형으로 교체해야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슈퍼컴퓨터 교체에 10년이 소요됐다는 지적이다. 슈퍼컴퓨터와 관련 소프트웨어 제작을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세계 각국은 슈퍼컴퓨터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제슈퍼컴퓨터학회(ISC)에 따르면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중 206대를 중국이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124대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 영국, 독일 등도 20대 이상의 슈퍼컴퓨터를 보유 중이다. 현재 활용 중인 슈퍼컴퓨터 가운데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서밋’의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 1초에 12경2000조 회의 연산을 할 수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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