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감…여야 난타전

"DMZ 선글라스 시찰…폼 잡나"
野 "대통령 해외순방 시기에
안보라인 대동하고 현장 시찰"
任 "장관 대동은 부적절한 표현
제가 햇볕에 눈을 잘 못떠…
옷깃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

"당·정·청 회동은 권력 사유화"
任 "책임정치 일환으로 만난 것
칭찬 받을 줄 알았는데…"

< 국감장 나온 靑 세 실장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가운데)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장하성 정책실장, 임 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두고 여야 간 난타전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은 논란이 된 임 실장의 비무장지대(DMZ) ‘선글라스 시찰’과 고위 당·정·청 정례 회동을 두고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여당은 있지도 않은 ‘권력 2인자론’을 꺼내 흠집을 낸다고 받아쳤다.

야당은 지난달 17일 임 실장의 DMZ 지뢰 제거작업 현장 방문을 문제삼으며 포문을 열었다. 임 실장은 지뢰 제거 현장 방문 당시 짙은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국방·외교부 장관을 지휘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해 논란이 됐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임 실장이 전방 시찰할 때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갔다”며 “비서실장이 청와대를 지켜야지, 남북공동선언이행추진위원장 자격인 것 모르는 사람이 어딨느냐”고 비난했다. 손금주 무소속 의원은 “남북한 경협이 중요 이슈인데 선글라스 문제로 덮여버렸다”는 쓴소리도 했다.

임 실장은 이에 대해 “비서실장이 장관들을 대동하고 갔다는 표현은 적절한 설명이 아니다”며 “(남북공동선언이행추진위에서) 10월에 가기로 했고, 현장은 국방부에 문의해 유해 발굴 현장이 좋겠다고 해서 같이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방문에는 임 실장 외에도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함께했다. 선글라스에 대해서는 “햇빛에 눈을 잘 뜨지 못한다. (눈이) 많이 약하다”고 해명했다.

성일종 한국당 의원은 “DMZ를 방문할 때 많은 사람이 같이 갔는데 누구한테 보고했느냐”고 임 실장을 추궁했다. 또 임 실장이 등장한 청와대 영상물에 DMZ 통문 번호가 공개된 것을 두고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이렇게 법을 안 지켜도 되느냐. 군사법정에 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실장은 “확인해 보니 군사기밀에 속하는 사항은 아니지만 불찰이 분명히 있었다”고 사과했다.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선 “오해를 많이 받았는데,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야당은 임 실장을 ‘대통령 다음의 최고 권력자’라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칼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도,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이낙연 총리나 강경화·조명균 장관을 찾지 않고 임 실장을 찾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 다음 최고 권력자라는 점을 인정하느냐”고 몰아붙였다.

임 실장에 대한 야당의 십자포화에 여당 의원들은 엄호에 나섰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역대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임무 부여 정도에 따라 역할이 다양했다”며 “있지도 않은 정부 내 서열 다툼이란 찌라시 같은 발언까지 나온다”고 강조했다. 일부 여당 의원도 우려를 제기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더 좀 조심해 달라는 말씀을 꼭 주문드리고 싶고, 일은 하되 쓸데없는 오해는 피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임 실장은 자신과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일요 정례회동이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책임정치 일환으로 칭찬을 받을 줄 알았는데 그런 각도에서도 봐지는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성태 원내대표는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상설협의체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권력의 사유화로 비칠 수 있다”며 정례회동을 중단시켜 줄 것을 건의했다.

임 실장은 최근 악화된 경제상황을 언급하며 “대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상황 및 인구·산업 구조적 문제 등과 맞물려 일자리 상황은 여전히 매우 엄중하기만 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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