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0억 재산 피해 낸 포항 지진 1년
지진보험 가입 등에 세금혜택 부여
지진안전시설물인증제도 확대를

신수봉 < 인하대 교수·한국지진공학회장 >

작년 11월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피해가 1978년 지진 관측 이후 가장 컸다. 경북 경주 지진 1년여 만에 다시 지진의 공포와 위험을 절감하게 됐다.

포항 지진은 도심 근처 얕은 곳에서 발생해 규모 5.8의 경주 지진보다 훨씬 큰 피해를 남겼다. 기와가 떨어지고 담장이 무너지는 사례가 많았던 경주 지진과 달리 포항 지진은 건물의 구조적 부분까지 영향을 미쳤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이는 필로티 건물, 기울어진 아파트 등 생활 공간에 나타난 피해는 시민들의 불안을 더욱 키웠다.

포항 지진에 대한 정부의 초동 조치는 비교적 빠르게 이뤄진 것으로 생각한다. 진앙으로부터 먼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지진을 느끼기도 전에 지진 발생을 알리는 긴급재난문자를 받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신속하게 가동됐다. 다음날로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여부를 수험생 입장을 반영해 연기하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지진 발생 5일 만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등 수습·복구를 신속하게 진행한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경주 지진 때와 마찬가지로 포항에서도 내진 성능 확보 부족, 피해 수습 장기화 등의 문제점들이 노출됐다. 지진과 관련된 제도를 개선하고 대책을 실행하더라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정부가 내진 보강 강화라든지 단층 조사 등의 대책을 더 과감하고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포항 지진으로 인한 재산 피해는 850억원에 달했다. 정부에서는 공공시설에 대한 복구를 빠르게 추진하는 한편 주민 생활 안정을 위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심리치료와 함께 구호 활동도 적극적으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사유 시설 피해에 대한 직접 지원은 재정의 한계와 형평성 등을 이유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국민도 지진으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우선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을 숙지해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개인 소유 건물에 대해서는 내진 성능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처럼 보험 가입 등을 통해 개인의 자산을 지킬 준비를 해야 한다. 정부는 세금 감면 외에도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연내 시행 예정인 ‘지진안전 시설물 인증제’는 시의적절한 제도로 보인다.

포항에는 복구 중인 시설이 남아 있다. 지진 여파로 인한 충격과 함께 지역 경제도 위축됐다고 한다. 지진 피해로부터 경제를 회복하고 포항을 지속 가능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정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피해가 큰 포항 흥해지역을 특별재생지역으로 지정할 것이란 소식도 있다. 포항의 지진 피해 지역은 내진 설계·보강과 함께 방재시설 계획 등을 통해 지진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포항 지역이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여러 부처에서 추진 중인 사업을 연계하는 등 종합적인 방안도 함께 강구돼야 할 것이다.

학계와 정부는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공감대를 갖고 지진방재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5월 이후 정부는 지진방재 대책을 개선해 국가 시스템에 적용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학계 전문가들도 포항 지진 피해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지진 분야에 대한 연구를 새로운 방향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런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전문가와 정부가 함께 모여 지진방재 대책 등을 재점검하고 토론하는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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