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對)이란 제재 복원은 이란의 행동을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며 보다 큰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해 전혀 현실적인 전략을 갖지 못하고 있는 점이라고 미 전문가가 비판했다.

워싱턴 DC에 있는 자유주의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의 존 글레이저 외교정책실장은 5일 외교·안보 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NI) 기고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에 즈음해 중남미 캐러밴에 이어 이란에 대한 허구적인 공포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제재 복원이 이란의 기존 행동을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제재 복원이 2015년 타결된 이란 핵 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면서 이란을 '동맹을 위협하고 중동을 불안케 하는 테러 정권'이라고 규정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은 실제와 다르다고 반박했다.

글레이저 실장은 제재를 통한 경제적 궁핍화 전략으로 이란의 정책을 바꾸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국제위기그룹(ICG)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과거 사례에 비춰 이란의 경제 상황과 대외 행동과는 별 관계가 없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공격적인 제재와 전쟁 위협이 오히려 공포심을 조장해 이란의 대응을 야기할 것이라면서 이란이 대외 정책은 그들이 느끼는 위기의 정도와 주변에 대한 기회 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정책은 이란의 지역적 행동주의를 억제하기보다 자극할 것이라는 평가이다.

글레이저 실장은 또 제재 복원이 이란 경제의 악화를 초래하면서 무고한 이란 국민이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수천 명의 환자가 제재로 약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가하는 고통에 따른 이란 주민의 반감은 이란 정부가 아니라 미국을 향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외 개방을 추구하는 이란 내 온건 개혁파들이 입지가 좁아지고 대신 강경파들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암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혁명수비대는 오히려 포괄적 제재로 보다 많은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레이저 실장은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재 복원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불분명한 점을 지목했다.

핵 개발 저지 목적이 아닌 것은 명백하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역내 행동을 문제 삼고 있으나 이란이 제재로 인해 지금까지의 역내 행동을 번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제재 복원이 이란의 체제변화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나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의 민주주의 회복을 원한다고 밝히는 등 트럼프 행정부가 과연 이란 이슬람 체제의 붕괴를 바라고 있는지 분명치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을 다시금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보다 많은 양보를 바랄 수도 있으나 이미 협상을 통해 마련된 합의가 미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깨진 만큼 이란이 새로운 '흥정'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글레이저 실장은 덧붙였다.

그는 결론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전혀 실제적인 대이란 전략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란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정책은 전임자의 성공에 대한, 그리고 이란에 인플레를 위협해 지역의 미국 동맹들에 굴복시키기 위한 악의의 산물이라고 혹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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