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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의 조정이 길어지면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해당 상장사들의 주가도 상승하며 화답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자기주식을 취득한 상장사는 35개사였다. 이중 코스닥 상장사가 20개로 대다수였다. 이는 전년 동월(12개사)보다 3배 가까이 급증한 수준이다.

상장사들이 자기주식을 사들인 이유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13.37%나 빠졌고, 코스닥지수는 21.11%나 급락했다.

넷마블(124,500500 -0.40%)은 총 2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내년 1월말까지 취득하겠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지난해 넷마블이 거둔 순이익(3608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같은날 장 초반 9만3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기록했던 넷마블은 16% 급등했다. 넷마블 주가는 전날 11만7500원까지 올랐다.

이달 들어서도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상장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이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조정장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코스피지수는 2100선을 회복하지 못했고 코스닥지수도 700선 안착에 실패했다.

셀트리온(212,5004,500 2.16%)과 셀트리온헬스케어(65,4002,800 4.47%)는 각각 978억원, 987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지난 1일 공시했다. 실제로 자사주 매입은 조정장에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고 있다. 공시 이후 전날까지 셀트리온 주가는 10.34%,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3.34% 상승했다.
현대건설기계(78,200200 -0.26%)도 214억3040만원 규모의 자기 주식 취득 결정을 내렸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현대건설기계는 당일에만 14.09% 급등했다.

이날도 케어젠(77,300200 -0.26%)은 63억2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37,950950 2.57%)은 이날 NH투자증권과 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기업들도 주가가 하락한 시기에 자사주 매입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월 들어 19일까지 120억 달러에 그쳤던 기업들의 자사주 순매입은 이후 열흘간 급증하며 29일까지 390억 달러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 9월 자사주 순매입액 3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도 지난 3분기 9억2800만 달러 규모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12년 13억 달러 규모 자사주를 사들인 후 처음이다.

올해 추가 자사주 매입 기대감에 버크셔 헤서웨이 클래스B 주가는 이날 4.7% 가까이 뛰어오르면서 216달러 수준으로 반등했다. 지난달엔 223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198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다.

자사주 매입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주식 유통 물량 감소와 매입으로 인한 매수세로 주가 상승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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