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함 토로한 상의 회장

"사업 기회 찾는 사람 많은데
허락된 것만 하라는 건 문제
시간 가는데 규제개혁 제자리"
“시간은 자꾸 흘러가는데 규제개혁에 대한 진전은 없습니다. 앞장서서 새로운 사업을 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데…. 바뀌는 게 없으니 이제 어디다 하소연해야 할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이 정체된 규제개혁에 대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박 회장은 5일 광주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규제개혁을 너무 많이 얘기해 식상하다는 반응도 나오지만, 그렇게 말하기엔 규제가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수준이 됐을 정도로 상황이 안 좋다”고 말했다. 약 30분간의 기자간담회 중 절반 이상을 규제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을 정도다.

그는 “최근 발표되는 지표나 현장 목소리를 들으면 우울한 미래가 예상돼 마음이 편치 않다”며 “우리나라 경제는 중장기적으로 하방추세(다운트렌드)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4일 “경제 위기설은 근거가 없고, 내년이면 소득주도성장 성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는 “내년 예산을 투입하면 지표가 좋아질 가능성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상승하는 게 아니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한국 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기 위한 해법으로 규제개혁을 제시했다. 그는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경제 분위기를 바꾸고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기업인들이 움츠러들지 않도록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인은 물론 소상공인, 자영업자, 개인 등 수많은 사람이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해 기회를 노리는데 제도에 의해 허락된 것만 하라는 건 기본권을 제약하는 일”이라며 “규제와 관련한 공수를 전환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규제를 풀자는 사람이 필사적으로 설명해도 일부가 손쉽게 막을 수 있는 문화를 원칙적으로 규제를 풀고 이를 반대하는 사람이 적극 설명하는 문화로 바꾸자는 의미다.

연봉 3500만원을 지급하는 완성차 공장을 설립하자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과 관련해서는 “이 같은 새로운 시도가 성공해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광주형 일자리로 고용이 늘고, 지역 주민 삶이 좋아지는 성공 스토리를 보고 싶다”며 “하나의 새로운 (제조업)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이른바 ‘냉면 굴욕’ 파문에 대해서는 “그 얘기는 충분히 나왔는데, 더 말할 게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광주=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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