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전기차 플랫폼 MEB, 포드와 공유 가능성 낮아져
-양사 중국서 경쟁 심화 원인 지목

전기차 개발을 위해 '오월동주'를 결정한 폭스바겐과 포드 사이에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양사간 협업 관계에 대해 폭스바겐이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지난 6월 포드와 폭스바겐은 전기차 공동 개발을 선언했다.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움직이는 상용차를 우선 시장에 선보이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소형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겨냥한 하드웨어, 나아가 전기차 공동 플랫폼 개발까지 거론했다. 특히 폭스바겐이 올해 선보인 신규 전기차 플랫폼 MEB가 포드와 공유될 전망까지 제기됐지만, 최근 폭스바겐이 이를 '결정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프랭크 휘터 폭스바겐 그룹 금융부문 총괄은 그룹 컨퍼런스 콜을 통해 "(전기차 개발을 위한 협업 관계는)항상 열려 있다"면서도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가 그 결과물이 될지는 지금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폭스바겐 그룹 외의 다른 브랜드에 MEB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이 이론적으론 가능할 수 있지만 현재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업계 관측에 비해 다소 회의적인 발언이다.

MEB(Modular Electric Drive Matrix)은 폭스바겐이 올해 9월 세계 최초 공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누구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를 목표로 원가 저감, 확장성 및 효율 극대화 등을 목표로 개발됐다. 폭스바겐은 당장 2019년말부터 독일 츠비카우 공장에서 최초의 전기차 ID. 시리즈를 MEB 플랫폼 기반으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9월 방한한 토마스 울브리히 폭스바겐 e-모빌리티 담당 이사회 임원은 "MEB 플랫폼을 통해서 전기차의 활용성을 극대화할 뿐 아니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며 "폭스바겐 그룹 내에서 1,000만대 이상의 전기차들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포드는 올해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2022년까지 40종의 전기차 제품군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16종은 순수 배터리전기차(BEV)다. 회사가 예상하는 전기차 개발 및 생산 준비 비용은 110억 달러(한화 약 12조3,400억 원)에 달한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줄이기 위해 포드는 폭스바겐의 플랫폼을 공유하는 게 최선의 판단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흘러나오기도 했다.

폭스바겐 역시 전기차 제품군 확장에 총력을 쏟고 있다. 2019년 11월부터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소형 해치백의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후 미 테네시 공장에선 전기 크로스오버, 전기차로 재개발한 마이크로 버스 등을 선보일 방침이다. 폭스바겐의 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전기차 생산규모를 1,000만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양사의 협업에 제동이 걸린 건 중국시장을 둘러싼 갈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폭스바겐과 포드 모두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붙이며 중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을 보유한데다 정부 지원금이 풍부해서다. 안정적으로 중국 수입 브랜드 1위를 수성해온 폭스바겐과 달리 포드는 최근에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드가 중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자 폭스바겐이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포드는 지난 9월 중국 내 판매가 43% 감소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5년 중국 시장 점유율 4.36%로 최고치를 경신했던 포드는 올해 미·중 정치 갈등으로 인한 관세로 타격을 받았다. 9월뿐만 아니라 6월 38%, 7월 32%, 8월 36% 등 판매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이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회사는 11월 독립 사업부로 포드 차이나를 출범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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