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GT 계승, 역동적인 감성 인상적

메르세데스의 라인업 중 가장 화끈한 차를 꼽자면 단연 AMG GT다. 성능은 물론 세단을 기반으로 한 쿠페와 확연히 다른, 외관만으로도 충분히 역동적이어서다. AMG GT의 이런 특성은 1950년대를 주름잡았던 300SL에서 시작됐다. 300SL은 롱 노즈 숏 데크 기반의 우아한 차체와 걸윙 도어, 고성능 파워트레인, 알루미늄 프레임을 갖춰 지금도 매력적인 클래식 스포츠카로 회자되곤 한다.

AMG 역시 300SL을 잊지 않았다. 2010년 브랜드 강화를 위해 선보인 SLS AMG에 300SL의 컨셉트를 반영한 것. 후속 제품격인 AMG GT 역시 이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AMG GT, 그 가운데 성능을 한층 높인 AMG GT S를 만났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벤츠의 최신 디자인 정체성에 따라 300SL을 잘 재해석한 모습이다. 양감을 살리고 잔선을 지양해 군더더기 없는 차체로 완성됐다. 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한 요소는 강조된 반면 일부는 흐름에 따라 퇴화되기도 했다.

전면부는 낮고 넓은 자세를 강조했다. 차체에 비해 탑승 공간이 작아 어깨가 넓은 운동선수가 떠오르기도 한다. 사디리꼴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메르세데스의 고성능을 상징하는 세로형 패턴을 적용했다. 타원형 헤드램프는 프로젝터를 감싼 테두리와 LED가 멍한 눈빛을 보여주지만 양 옆으로 넓게 뻗은 그릴에 15개의 수직 바를 더해 속도감 있는 인상을 갖게 됐다. 범퍼는 거대한 흡기구를 물고 있는 듯한 이미지다.

측면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기다란 후드와 작은 그린 하우스가 두드러진다. 이 평범하지 않은 비례는 AMG GT만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트렁크 끝을 낮게 설정한 점도 독특하다. 앞 펜더엔 엔진 열을 밖으로 내보내는 그릴을 마련했다. 실제 열 배출하는 면적은 작다. 도어는 걸윙이 아닌 일반적인 여닫이 방식이다. 과거 SLR-맥라렌, SLS AMG 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경량화와 무게 중심을 낮추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후면부는 납작한 LED 테일램프와 한껏 치켜 올린 범퍼가 시선을 빼앗는다. 큼지막한 리어 스포일러도 존재감이 높다. 범퍼 아래의 리플렉터와 후진등, 머플러 등은 형태와 구성의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2인승의 실내는 알칸타라, 나파 가죽을 아낌없이 활용해 고급스럽다.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 등에서 벤츠의 분위기를 지울 수 없었지만 탄소섬유 트림을 더하고 버킷 시트를 적용해 역동성을 살렸다. 좌석 위치는 극단적으로 차체 뒤로 치우쳐 마치 소형 세단의 뒷좌석에서 운전하는 느낌이다. 특히 회전할 때 감각은 조종성과 별개로 낯설기까지 하다. 좌석 등받이는 기울기 조절이 가능하지만 차체 설계 상 누울 순 없다.
실내 중앙을 관통하는 송풍구와 주행 관련 버튼은 4개의 원으로 구성함과 동시에 인체공학적으로 배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용 빈도가 높은 주행모드, 시동 버튼을 스티어링 휠 근처에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를 감싸는 새틴 크롬 트림의 마감도 매력적이다. 기어 레버는 뒤쪽에 치우쳐 생소하지만 금방 적응된다.

트렁크는 실내와 바로 연결돼 짐을 다루기 쉽다. 보안을 위해 수동식 커버를 마련한 점도 돋보인다. 트렁크 도어는 유리까지 열리는 해치 방식으로 개방성이 높다. 그러나 공간은 생각보다 작다.








▲성능
엔진은 V8 4.0ℓ 바이터보를 프론트 미드십에 얹었다. 2개의 터보차저를 엔진 실린더 뱅크의 안쪽과 바깥에 설치한 독특한 구조다. 이 경우 엔진의 전반적인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엔진과급기 내 기류를 원활히 해 성능과 효율을 높일 수 있다. BMW M 등의 경쟁 브랜드도 서서히 적용하는 추세다. 최고 552마력, 최대 68.2㎏·m의 넘치는 힘은 7단 듀얼 클러치를 통해 온전히 뒷바퀴에만 전달된다.


페달은 악셀, 브레이크 모두 무겁다. 높은 출력을 제어하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설정이다. 그러나 막상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어마어마한 배기음과 함께 계기판의 바늘을 휘젓게 된다. 배기음은 엔진음의 몇 배가 될 정도로 크게 들려온다. 시동만 걸어도 마치 디젤기관차나 탱크에 오른 듯한 웅장한 사운드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 이상으로 주행하면 머플러가 터지듯 우렁찬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소음 인증을 어떻게 받았을까?"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배기음에 쫓겨 가속하다 보면 온전히 달리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제원 상 0→100㎞/h 가속 성능은 3.8초다.

운동 실력은 낮게 깔린 차체와 든든한 섀시 덕분에 도무지 노면에서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수준이다. 그러나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 이상으로 바꾸면 생각보다 차체 제어가 쉽지 않다는 것을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전자식 디퍼렌셜 장치의 개입을 최소화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뒷바퀴를 미끄러지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 기반의 제동은 부드럽고 빠르게 이뤄진다. 고속 주행은 대형 리어 스포일러가 만드는 다운포스와 여러 시스템의 조화 덕분에 무척 안정적이다.




▲총평
'AMG의 꽃'이다. 브랜드 안에 같은 V8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한 C63, E63, S63 등이 있지만 보다 화려하고 매력적인 가치를 담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리더로선 제격인 셈이다. 개별소비세 인하를 반영한 가격은 2억900만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 [시승]콰트로포르테 GTS는 마세라티 고성능 제안
▶ [시승]장거리 여행용 페라리, GTC4 루쏘 T
▶ [시승]페라리의 현재, 488 스파이더
▶ [시승]고성능 PHEV, 포르쉐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