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퍼주기 복지' 개혁 중

대통령 지지율 추락해도
수급연령 늦추고 지급액 축소
"고령화 빠른 韓, 개혁 서둘러야"
정부가 사회적 협의체 의견 반영을 이유로 국민연금 개편안의 국회 제출을 미루면서 연금개혁이 표류하고 있다.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에 노동·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어서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통령선거 공약도 현행 45%인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는 ‘더 받는’ 개혁안이다. 더 내자는 내용은 없다. 더 받는 쪽으로의 연금개혁은 불가피해 보인다.

더 받는 연금개혁은 ‘덜 받는’ 개혁을 추진하는 선진국과 정반대 방향이다. 프랑스 독일 영국 핀란드 등 복지 선진국은 연금 지급액을 줄이고, 지급 개시 연령을 늦춰 재정 부담을 줄이고 있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연금 지출이 급증해 미래 세대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서다.

물론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개혁에 대한 반발은 거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복지개혁을 추진하면서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 6월 연금개혁안 발표 이후 지지율이 20%포인트 떨어졌다.
김수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프랑스와 러시아 사례는 한 번 도입한 복지정책을 되돌리거나 개혁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들 국가는 정권의 ‘명운’을 걸고 연금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복지지출의 절대 규모는 아직 선진국에 비해 작다. 그러나 증가 속도는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손을 쓰지 않으면 나라살림 자체가 어렵게 된다. 여기에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신설,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등이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를 시행하면 2040년께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뛰어넘게 된다는 게 국회예산정책처의 지적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학과 교수는 “고령화를 고려하면 연금 등 복지개혁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이제라도 역주행을 멈추고 개혁에 대해 국민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김일규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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