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위례 개발 때부터 계획만
10년 만에 '속도' 내지만 완공까지는 장기

한경DB

위례신도시 주민의 숙원 사업으로 불리는 위례신사선 사업이 10년 만에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례신도시에 예정된 3개 철도 사업 중 적격성 심사 문턱을 넘긴 첫 사례다. 위례신사선은 향후 기본계획 수립, 실시협약 체결, 기본·실시설계 등을 거쳐 착공에 들어간다.

◆10년 만에 사업성 충족

기획재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위례신사선 사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민자적격성 조사에서 ‘경제성 평가(B/C)’ 값이 1.02를 기록해 기준치(1.0)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24일 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CA)와 서울시가 협의를 거쳐 사업 적격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르면 오는 31일께 정식 공문을 서울시에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자적격성 조사는 사업의 경제성·정책성 등을 검토하는 과정이다. 기획재정부 산하 KDI의 PIMCA가 맡는다. 일반적인 철도 사업은 B/C가 1.0을 넘어야 추진된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와 강남구 신사동 사이 14.8㎞를 잇는 경전철이다. 위례중앙광장에서 출발해 송파구 가락동, 강남구 삼성동을 지나 3호선 신사역에 도착한다. 사업비 1조4253억원을 투입해 정거장 11개를 짓는다.

그동안 사업 속도는 지지부진했다. 2008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 개선대책에 처음 담겼으나 10년째 속도를 내지 못했다. 사업 주관사로 참여한 삼성물산은 2016년 10월 사업을 포기했다. 민간이 사업비용과 손익을 부담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으로는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다 GS건설이 새 주관사로 나서자 서울시는 지난해 4월 사업안을 PIMAC에 제출했다.

그러나 민자적격성 조사 발표도 계속 늦어졌다. 당초 7월에 나올 예정이었으나 8월로 한 차례 미뤄진 데 이어 이달까지 공식 발표가 없었다. 업계에선 정부가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해 결과를 함구하고 있다는 추측이 돌았다. 이에 위례 주민 2만여 명은 지난달 20일 노선의 조기 착공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김영환 위례신도시 공통현안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업이 수차례 지연되면서 이곳 주민들은 지칠 대로 지쳤다”며 “이제라도 사업이 방향을 잡게 돼 안심”이라고 말했다.

◆개통은 언제쯤 …수혜지역은?
위례신사선 개통 뒤 위례신도시 교통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위례신도시에는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전철역이 사실상 없다. 지하철 8호선 장지역과 복정역이 그나마 가깝지만 신도시 외곽에 치우쳐 있어서다. 위례신사선이 개통하면 위례신도시에서 신사역까지 이동시간이 기존 1시간에서 20분 내외로 줄어든다. 3호선 신사역, 2호선 삼성역 등 강남 주요 역에서 환승할 수 있다. 주요 업무지구가 모여 있는 강남권을 관통해 직주 근접성도 높다는 평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위례신도시를 비롯해 송파구 가락동 일대를 수혜지역으로 꼽는다. 가락시장 주변은 트리플 역세권(3·8호선·위례신사선)으로 거듭난다. 3호선 학여울역 주변도 삼성동으로 향하는 이동시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위례신사선은 강남 주요 일자리를 한 번에 지난다“며 ”개통 뒤 위례신도시뿐 아니라 송파구 가락동의 직주근접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선이 바로 개통하는 건 아니다. 민자적격성 조사 뒤에도 남은 절차가 수두룩해서다. 먼저 사업 기본계획 수립, 실시협약 협상 등에 2년이 걸린다. 협약을 맺은 뒤엔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착공까지 통상 1년이 소요된다. 이후 공사 기간은 최소 5년이 걸린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민자적격성 조사는 사업의 첫 단계”라며 “남은 과정을 거치다 보면 보통 개통까지 10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위례트램·위례과천선은?

현재 위례신도시에 계획된 전철 사업은 위례신사선, 위례과천선(위례신도시~경기 과천), 위례선(트램), 8호선 위례역(예정) 개통 등 4개다. 트램은 사업성 부족으로 6월 무산됐다. 정부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는 6월 말 트램 민자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미흡하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 위례신도시는 트램을 염두에 두고 조성됐기에 부작용이 만만찮다. 신도시 중심부는 트램을 활용한 ‘트랜짓몰’로 특화 개발됐지만 트램 건설이 늦어지면서 대규모 주변 상가 공실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어떻게든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공공 재정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용 부담에 대한 입장차가 변수다. 서울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트램 건설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국토부는 서울시가 비용을 일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입장도 변수다.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면 경기도도 비용 부담 가능성이 있어서다.

위례과천선(위례신도시~경기 과천)은 지난 8월부터 국가 시행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업비(1조2245억원) 부담 비중은 국가 70%, 지방자치단체(서울시·경기도) 30%로 정해졌다. 서울연구원에서 최종 노선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서울연구원에 의뢰한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연구 용역에 위례과천선을 포함했다. 2016년 상위계획인 국토부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담겼지만 사업 속도는 더디다. 노선 경로를 두고 강남권 주민들이 감정싸움을 하고 있어서다. 서로 자신이 사는 곳 주변에 역을 더 신설해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지난해 초 서울시는 국토부에 노선안 2개가 포함된 사업제안서를 냈지만 국토부는 단일 노선안 제출을 요청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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