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 포함만으로 채용비리 단정할 수 없어"…실태조사 한계 우려도

정규직 전환 대상자에 재직자 친인척이 포함된 사례가 산하 공공기관에서도 발견되면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긴장한 모습이다.

산업부는 전환 대상자에 재직자 친인척이 포함된 사실만으로 '고용세습'이나 '채용비리'를 단정할 수 없다는 시각이지만, 일단 언론에 보도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23일 기준 정규직 전환 대상자에 재직자 친인척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은 가스공사, 한전KPS, 남동발전, 한국세라믹기술연구원,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전의료재단이 운영하는 한일병원 등이다.

강원랜드는 2013년 채용비리 피해자 구제를 위해 뽑은 '채용형 인턴'에 친인척이 포함된 것으로 성격이 다르다.

지금까지 의원실 자료 등을 통해 파악된 '친인척 정규직'은 가스공사 33명, 한전KPS 11명, 남동발전 7명, 세라믹기술연구원 1명, 한일병원 2명 등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산하 공공기관에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비정규직은 총 41개 기관, 약 3만5천명이다.

이들 상당수는 아직 정부 지침에 따라 노사전문가협의체에서 전환 방식과 대상자를 협의하고 있다.

전환 대상자가 확정될 경우 친인척이 포함된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
산업부는 최근 논란이 된 기관들을 상대로 친인척이 포함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전체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하지는 않았다.

복수의 산업부 관계자들은 "단순히 친인척이라고 해서 채용비리로 단정할 수는 없고 건별로 관련 사실관계 확인을 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와 한전KPS 등도 해당 직원들이 정부의 정규직 전환 방침이 전해지기 수년 전에 입사했으며 다수는 공공기관이 아닌 용역회사가 채용했기 때문에 채용비리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산업부는 공공기관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가 친인척 특혜채용에 대해 전수조사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만큼, 정부가 조만간 실태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공공기관 내부에서는 실태조사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인정보인 가족관계 전체를 정부나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지 않을뿐더러 관련 내용을 강제로 파악할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산업부 공공기관 사례도 대부분 국회의원이 현황을 요청하자 공공기관이 전 직원에 해당 내용을 신고하라고 공지하는 방식 등을 통해 자체 파악한 내용이다.

공공기관들은 직원들이 연말정산이나 건강보험 처리 등을 위해 제출한 가족 정보를 일부 보유하고 있지만, 전체는 아니다.

정부 관계자는 "직원들이 가족관계에 대해 솔직히 밝히지 않으면 전체 내용을 파악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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