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9일 순방 결산

독일·프랑스·이탈리아 정상
北의 확실한 비핵화에 방점
ASEM도 北에 강경한 입장

< 문재인 대통령 “다녀왔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1일 7박9일간의 유럽 순방을 마친 뒤 전용기편으로 귀국했다. 문 대통령이 성남 서울공항에 영접 나온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끝난 문재인 대통령의 7박9일간 유럽 순방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문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흔들림 없는 지지를 보내줬다”고 평했지만,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 유럽 주요국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던 당초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 마지막 일정을 마친 뒤 덴마크를 떠나기 전 페이스북을 통해 “성베드로 성당에 울려 퍼진 평화의 기도를 가득 안고 돌아간다”며 “항구적 평화를 이뤄내고 인류와 함께 평화의 지혜를 나눌 그날을 기약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순방 기간 유럽 국가들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노력에 흔들림 없는 지지를 보내줬고 유럽 통합의 지혜도 나눠줬다”며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실감한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만족감과 달리 대북 제재 완화를 끌어내기 위해 이번 순방길 내내 설득에 나섰던 유럽 핵심국들 반응은 상대적으로 미온적이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순방 첫 행보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 제재 완화를 통해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대북 제재 완화를 촉구한 셈이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은 공동발표문에 제재 완화의 전제 조건으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조치를 단서로 달았다. 이후 만난 이탈리아, 독일 정상 역시 CVID를 거론하며 북한을 향해 보다 확실한 조치를 요구했다.

아시아와 유럽 51개국이 모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도 북한에 CVID를 촉구하는 의장 성명을 채택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 국무부도 “(북한이) 비핵화에 빨리 도달할수록 제재를 빨리 해제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선(先)제재 완화에 대한 부정적 방침을 강조했다.

한국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예정됐던 공동성명 채택이 북한을 둘러싼 온도차로 보류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한국 측이 비핵화를 위한 지금까지의 성과에 역점을 둔 성명으로 하고 싶다고 했지만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EU 측이 이란 핵협정에서 미국과 러시아 입장에 반하는 내용을 우리 측에 넣자고 강력히 주장해 무산됐다”고 해명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