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당당한 선진국 대열로 끌어올린 삼성 현대 등의 기업가 정신은 사라진 게 아니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세계 50대 유망기업’에 네이버,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네이버는 6위를 차지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미국 아마존과 넷플릭스, 중국 알리바바보다 순위가 앞섰다. ‘한강의 기적’을 이어갈 새로운 기업가 정신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징표라는 점에서 반갑다.

토종기업으로 국내 검색시장을 지켜낸 네이버는 외국기업에 문턱이 높은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앱’으로 불리는 라인을 성공시키는 등 해외시장으로 뻗어가고 있다. 클라우드, 간편결제, 가상화폐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한 끊임없는 혁신 시도 또한 돋보인다는 게 포천의 평가다. 벤처로 출발한 셀트리온, 대기업의 신사업 성공사례로 주목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바이오시밀러 개척자로 우뚝 선 기업들이다.
이들이 외국서 더 알아주는 유망기업이 되기까지 국내에서 겪어온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미국 등 해외 스타트업이 거치는 성장통보다 더한 어려움과 신사업에 적대적인 환경을 딛고 이뤄낸 성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지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유망기업을 넘어 글로벌 강자가 되려면 지금부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덩치가 커질수록 족쇄를 더 채우는 성장 억압적인 국내 제도가 문제다. 자산 5조원 이상이면 ‘공시 대상 기업집단’, 10조원 이상은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해 온갖 의무·금지·제한 등의 규제를 가한다. 여기에 국내 기업을 얕잡아보는 등 정부와 정치권의 비뚤어진 인식은 기업인을 더욱 맥빠지게 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를 향해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포천 발표에 대해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하다. 네이버,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유망기업이 더 많이 나오고 또 꽃을 피우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부와 정치권은 진지한 성찰과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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