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수입은 사업소득서 제외…영리단체 횡령은 세금 추징 가능

일부 사립유치원장들이 정부 지원금을 포함한 유치원 운용비를 개인 용도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금 추징 여부도 관심을 끈다.

기업의 대표가 회삿돈을 개인 자금으로 빼돌리면 과세당국은 이를 '상여'로 보고 소득세를 추징할 수 있다.

관건은 비영리단체인 사립유치원 비리 사례에도 이런 잣대를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지다.

21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최근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2013∼2017년 사립유치원 감사결과가 일부 공개되면서 엄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부 지원금을 받는 일부 사립유치원에서 개인 기업 뺨치는 수준의 회계 비리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구의 한 유치원은 2013년 6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예산 8천100만원을 콘도 회원권과 자가용 구매, 주유비, 개인 식자재 구매 등에 사용했다.

세종의 한 유치원 원장은 본인 대학교 등록금 908만원을 유치원 회계에서 충당했다가 들통이 났다.

만약 이들이 기업 대표였다면 회사소득으로 잡혔을 자금을 월급처럼 개인 용도로 쓴 것인 만큼 '상여'로 보고(상여 처분) 근로소득세를 추징할 수 있다.

유용된 자금만큼 회사소득이 감소하고 세금도 줄기 때문에 해당 기업은 법인세까지 추징당할 가능성이 크다.

개인 자금으로 빼돌린 돈이 국가로부터 받은 지원금이라고 해도 여전히 추징 대상이다.

보조금이나 지원금이 취지에 맞는 목적에 사용되지 않으면 기업의 과세 수익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회계 부정의 장본인들인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세금추징이 불가능하다.

원칙적으로 비영리단체의 운영과 관련된 수입은 과세대상이 아니다.

소득세법은 사업소득에서 제외하는 수익을 열거하고 있는데, 유치원 등 비영리 교육서비스업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런 이유로 비영리 교육기관인 사립유치원의 원장이 개인 돈처럼 펑펑 쓴 유치원 운영비와 정부 지원금도 세무상 수익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과세당국의 '눈'으로는 세금을 부과할 원천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결국 기업 대표의 횡령 사례에서와 같은 '상여 처분'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 과세당국의 설명이다.

불법으로 사용된 지원금은 환수 규정만 있을 뿐 형법상 횡령 혐의 적용도 쉽지 않다.

누리과정 지원금은 결과적으로 사립학교 경영자의 소유인 '학부모 부담금'에 포함된다는 관련 판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립유치원을 포함해 유아교육법상 누리과정(만 3∼5세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국가 예산은 지원금 명목으로 교부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이 지원금으로 분류되는 누리과정 예산을 '보조금'으로 바꾸는 내용의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 등의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보조금을 횡령하거나 부적절하게 사용하다 적발되면 지원금과 달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세무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득세를 추징할 때 중요한 것은 소득의 원천이 과세대상이냐가 중요하다"라며 "비영리단체의 지원금은 그 자체가 과세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을 개인 용도로 썼다고 해도 세금을 추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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