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서울 서초동 서초우성1차를 재건축해 분양하는 ‘래미안리더스원’ 조감도. 삼성물산 제공

다음달까지 서울·경기에 예정돼 있는 3만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 분양 일정이 무더기로 연기되고 있다. 청약제도 개편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가 맞물린 영향이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서울 재개발·재건축, 위례신도시, 과천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 예정된 분양 일정을 줄줄이 미뤘다. GS건설은 당초 12월로 예정된 강남구 개포동 ‘개포그랑자이’ 분양을 내년 초로 미뤘다. 동작구 ‘사당3구역 푸르지오’와 동대문구 ‘e편한세상 용두5구역’ 등도 11월 이후로 분양 일정이 연기됐다.

현대건설은 서초구 삼호가든3차 재건축인 ‘디에이치반포’의 분양 일정을 당초 8월로 계획했으나 다음달로 미뤘다. 업계에선 이마저도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HUG와 재건축·재개발 조합 간 분양가 협의 지연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HUG는 서울에서 분양가 책정 시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의 110%를 넘지 못하도록 한다. 반면 조합 측은 그 이상을 받길 원한다. 최근 1년 새 집값이 급등하면서 과거 분양가가 현재 시세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성북구 ‘길음 롯데캐슬 클라시아’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 분양 일정은 이달에서 11월 하순으로 연기됐다. 성북구 길음1구역 재개발 조합은 3.3㎡당 분양가를 2500만원 대로 제시했으나 HUG는 1800만원 이하로 수하고 있어서다. 이마저도 견해 차이가 커 분양 일정은 더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시행사와 시공사 간 분양 협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분양을 연기할 수밖에 없는 단지도 생겼다. 이달 분양 예정이던 경기 의정부시 ‘탑석센트럴자이’는 시행사인 용현주공아파트 조합 측과 분양가를 협의하지 못해 분양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이 단지의 관리처분 일반분양가는 1220만원 대였으나 시행사 측에서 높은 분양가를 제시하고 있어서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12월이나 연초 등 분양 일정이 모인 시기에 청약 과열 양상이 짙어질 수 있다”며 “과도한 분양가 통제로 분양 일정이 늦어지면 시장 혼란만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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