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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PC방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장에 있던 피의자 김모씨(30)의 동생이 공범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경찰의 초기 대응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18일 기준 34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강서구 PC방 살인사건과 관련한 국민청원에 동의했다. 그러나 경찰은 “CCTV 분석, 목격자 진술 등을 고려했을 때 피의자 김씨와 김씨 동생이 살인을 공모·방조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18일 한국경제가 확인한 현장 CCTV 영상에 따르면 김씨 동생은 살인을 돕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일부 언론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김씨가 아르바이트생 신모씨(21)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동생이 신씨의 팔을 잡는 등 범행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처음 김씨가 신씨를 폭행할 때는 흉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동생은 두 사람을 떼어놓기 위해 가까이 있던 신씨를 잡았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이어 “신씨가 넘어진 뒤 김씨가 주머니에 있던 칼을 꺼내자 동생은 칼을 든 김씨의 팔을 잡으며 흉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말렸다”고 전했다. 실제로 동생이 칼을 든 김씨의 팔을 잡아끄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이는 목격자들의 진술과도 일치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목격자들은 ‘동생은 칼을 든 김씨를 제지하려는 것으로 보였으며 경찰에 신고를 부탁하기도 했다’는 내용의 자필진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동생이 김씨에게 피해자 위치를 알려주는 등 범행을 공모한 게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CCTV에는 신씨가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오자 동생이 이를 따라 올라가는 장면이 보도됐다. 그러나 경찰은 신씨와 동생이 이동한 것은 3분 가량의 시차가 있어 이 같은 해석이 무리라고 봤다. CCTV가 동작을 감지해 촬영하기 때문에 화면상으로는 신씨와 김씨가 연달아 이동한 것처럼 보였다는 설명이다. CCTV 분석에 따르면 흉기를 가지고 돌아온 김씨가 피해자를 찾는 동안에도 동생은 김씨의 뒤를 따라갈 뿐 피해자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의 초동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경찰 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첫 신고 전화는 요금 및 불친절 관련 내용이고 폭행이나 흉기는 없었다”며 “출동한 경찰들은 점장에게 해결하는 쪽으로 얘기하고 김씨와 김씨 동생이 PC방을 나간 뒤 철수했다”고 했다.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들을 체포하거나 임의동행하기는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CCTV나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김씨 동생이 살인을 방조했거나 공범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형이 칼을 들고 오는지 몰랐다’, ‘형이 살해의도를 갖고 있는지 몰랐다’는 동생 진술의 진실성 여부에 대해 향후 거짓말탐지기를 활용한 수사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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