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편안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 상향 추진

노동·시민단체 요구에 案 추가
보험료 9%→12%로 인상 불가피
일부선 "미래세대에 짐 떠넘기는 격"

국회서 최종안 결정 진통 '예고'
"소득대체율 45% 합의 가능성 커"

정부가 국민연금 개편 복수안에 ‘소득대체율 50%로 인상’도 담기로 했다. 전문가들이 지난 8월 제시한 자문안보다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노동단체와 시민단체의 거센 요구가 배경 중 하나다.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 대비 연금액)은 올해 기준 45%로, 매년 0.5%포인트씩 낮아져 2028년엔 40%가 되도록 설계돼 있다.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리면서도 기금 고갈을 늦추려면 보험료율을 당장 13%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정부는 12%까지만 올리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현세대를 위해 미래세대에 짐을 떠넘기겠다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시민단체 요구라지만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지난 8월 제시한 개편안은 크게 두 가지다. 소득대체율을 45%로 올리되 현행 월소득의 9%인 보험료율을 내년에 11%로 2%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이 첫 번째다. ‘당장 더 내고 나중에 더 받는’ 안이다.

두 번째 안은 소득대체율은 40%로 낮추는 대신 보험료율은 내년부터 0.45%포인트씩 10년간 4.5%포인트 올리는 방식이다. ‘천천히 더 내되 나중에 덜 받는’ 안이다. 전문가들은 두 가지 자문안에 대해 “낸 것보다 훨씬 많이 받는 현재 구조에 눈감은 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등 노동단체와 시민단체는 거세게 항의했다.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려야 한다’는 게 이들의 요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마찬가지 주장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 여러 차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개편안에 ‘소득대체율 50%’를 넣기로 한 것은 이런 요구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여러 안을 올려서 국민의 판단을 구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00만원 연금 시대?

정부는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면 ‘전(全) 국민 100만원 연금 시대’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국민을 설득할 계획이다. 100만원은 정부가 판단하는 1인 가구 기준 최소생활비다. 국민연금 급여액은 현재 월평균 39만원으로, 기초연금 월 30만원(2021년)을 더해도 최소생활비보다 31만원 부족하다.

현재 제도하에서 평균적인 소득자(월 250만원)가 국민연금 월 70만원을 받으려면 28년을 가입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 신규 수급자의 평균 가입기간은 18년에 불과하다.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릴 경우 22년만 가입하면 국민연금 월 7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부 계산이다. 모자란 4년은 다른 제도로 보완하겠다는 복안이다.

국회 논의 치열할 듯

그러나 소득대체율을 50%까지 높이려면 보험료율을 현행 월소득의 9%에서 당장 13%로 4%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5%까지 상향하는 데 보험료율 2%포인트 인상이 필요하다고 한 만큼 50%까지 높이려면 그 두 배인 4%포인트 인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그러나 보험료율을 12%까지만 올리는 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나머지는 다른 제도를 이용해 메우겠다는 계산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자문안도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떨어뜨리는데 소득대체율 50%는 이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안을 결정할 국회 내 논의는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올리거나 보험료율을 인상하려면 국민연금법 개정이 필요하다. 야당은 소득대체율 추가 인상에 부정적이다. 이에 따라 소득대체율 50%도, 40%도 아닌 45%에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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