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8 - 미래를 여는 도전

학원 수십 곳 성업
몸값 높이려는 직장인·대학생 몰려

지난 12일 오전 중국 선전의 한 학원 강의실(사진). 국경절 연휴 직후 주말이지만 강의실은 30여 명의 수강생으로 가득 찼다. 앞에서는 강사 한 명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에 대한 내용을 강의하고 있었다.

강의에 참가한 회사원 샤양(28)은 “지금 근무하는 인쇄회로기판(PCB) 가공 장비 회사에 적용할 내용이 있을까 싶어 수업을 듣게 됐다”며 “매주 주말을 반납해야 하지만 회사에서 교육비를 대주는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교육업체는 선전에만 수십 곳 있는 여러 AI 사설 교육기관 중 하나다. 베이징대와 칭화대의 AI 관련 석사학위자를 비롯해 16명의 강사진을 구성했다. 하지만 이들은 전문 강사는 아니다. AI를 적용한 생산설비를 개발하는 중견업체 퉁룽이쯔에 소속된 연구원이다. 평일에는 회사에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주말에는 반나절씩 시간을 내 강의에 나선다.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 비해 교육 인프라가 취약한 선전에서 AI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선택한 고육지책이다. 연구원들은 수강료 수익을 교육업체와 나눈다.
연구원을 고용하고 있는 샤이웨이 퉁룽이쯔 사장도 주말에는 교육업체로 출근한다. 그는 “70% 정도는 AI 기술 습득을 위해 다른 기업에서 파견한 회사원이고, 30%가량은 취업시장에서 몸값을 올리려는 대학생”이라며 “강의료는 3개월에 2만위안(약 325만원)으로 낮지 않지만 이미 다음 기수까지 마감됐다”고 전했다.

인터뷰 중에도 강의 신청을 문의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샤 사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학교에서는 사실상 지나간 것만 가르치지 않습니까. 앞으로 써먹을 기술을 배우려면 여기 와야 합니다.”

초등학교의 소프트웨어(SW) 교육도 코딩에서 AI로 넘어가고 있다. 선전의 치린초교와 난산외국어초교 등 일부 학교는 올해부터 AI 관련 커리큘럼을 편성했다. 하드웨어와 AI 알고리즘을 조합해 기초적인 제품을 시연해보는 것이다. 사람의 움직임을 적외선으로 인식해 자동으로 켜고 꺼지는 스마트 전등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과제다. 선전시는 지금은 일부 학교에서만 이뤄지는 AI 교육을 차츰 시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선전=노경목 특파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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