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사옥용 중형 빌딩, 올들어 50건 거래
조물주 위에 건물주
올해 강남에서만 100명 전후 인원이 사용가능한 연면적 990~1650㎡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 50건 이상 팔려나갔다. 매매가는 위치에 따라 80억~150억원 정도 된다. 지난 3월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시행 후 개인들의 대출금액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법인을 이용한 투자가 늘고 있다.

법인들은 투자에 대한 결정이 유연한 편이다. 직접 사용하거나 임차를 줘서 임대수익을 얻어도 된다. 법인이 직접 사용하면 고정비가 줄고, 임대를 준다면 수입이 늘 수 있다. 향후 지가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다. 법인을 이용한 빌딩투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직원이 80명 정도되는 A회사의 대표 김 모씨는 서울 강남에 연면적 1157㎡ 규모의 건물을 통째로 임차하고 있다. 월 임대료만 3000만원, 연간 고정비만 4억원 가까이 든다. 비싼 임대료를 내고 있지만 직원들 복리후생과 출퇴근을 감안하면 교통이 편리한 강남을 떠날 수가 없다. 하지만 반복되는 임대인(건물주)의 간섭과 임대료 인상에 빌딩을 매입해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다.
김 씨는 빌딩 매입을 추진하다가 내 조건에 맞는 빌딩을 찾는 것보다 새로 짓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6년 논현동 대지 313㎡을 부대비용 포함해 33억원에 매입했다. 대출은 27억4000만원을 받았다. 매입가의 83%다.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고 2017년에 1122㎡ 규모로 건물을 신축했다. 신축 비용 16억3000만원 중 15억원은 시설자금대출로 충당했다. 총 49억3000만원(매입비 33억원+신축비용 16억3000만원)이 든 셈이다. 이 중 자기자본은 약 7억원 정도다. 매달 발생하던 임대료 3000만원의 고정비용도 42억원에 대한 이자비용 1200만원으로 전환돼 월 1800만원의 고정비용이 감소했다.

현재 A회사 사옥의 가치는 85억원 정도로 평가된다. 주변에서는 빌딩 투자에 관한 조언을 구하는 사람도 생겼다.

B광고회사는 2018년 5월 학동역 인근의 연면적 950㎡ 규모의 신축 빌딩을 82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다행히 잔여 공사로 인해 건물이 비어 있어 바로 입주 가능했다. 은행에서 법인의 신용도가 좋다며 빌딩 가격의 75%를 대출해 줬다. 주변에서는 대출을 너무 많이 받은 것에 관해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건물을 매입하기 전 임차할 때 월 2800만원 씩 나가던 임대료에 비하면 대출이자 1800만원을 내도 매달 700만원의 고정비가 줄어든 셈이다. 회사 사옥의 입지가 좋아지자 직원 구인이 편해지고 임대인과의 신경전을 안해도 되는 것은 덤이다.

시설관리를 주로 하는 C법인은 빌딩 투자를 고민하다가 강남구 역삼동의 역과 거의 2분거리의 신축 빌딩을 80억원에 매입했다. 연면적 1100㎡의 빌딩으로 IT회사가 보증금 3억원, 월세 2800만원에 전층 임차해 있었다. 임차인이 나갈 경우가 걱정되었지만 알아보니 이정도 규모의 건물을 통으로 사용하려는 임차인 수요가 많고, 공실 기간이 걱정되면 향후 직접사용해도 되겠다는 판단에 결정이 쉬웠다. 지금은 대출 이자를 공제하고 매달 2000만원의 임대료 수입이 발생한다.

글=김주환 원빌딩 전무
정리=집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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