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기관지 특별기고…"교황 기도·축복, 한반도평화 여정에 큰 힘"
"남북, 형제처럼 아끼는 마음 필요…분단이 번영으로 부활할 것"
"촛불혁명에 평화 가르침 있어…민주주의·한반도평화·포용국가 길 기도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교황청과 북한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다음 행선지인 이탈리아로 향하기 직전 교황청 기관지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교황 성하의 축복으로 평화의 길을 열었습니다'라는 제목의 특별기고에서 "지난 9월 평양 방문 때 남북 가톨릭 간의 교류를 위해 한국 가톨릭을 대표해 김희중 대주교께서 함께 가셨다. 교황청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18일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2018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국민의 여정에서 교황 성하의 기도와 축복은 큰 격려와 희망이 됐다"며 "나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화해와 평화를 위한 '만남의 외교'를 강조하신 교황 성하의 메시지를 항상 기억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평양에서 역사적인 9월 평양 공동선언을 채택해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결정했고,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고 마주 앉았다"며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더는 하지 않게 됐고 한미 양국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했다. 만남과 대화가 이룬 결과"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예수님은 증오를 없애고 화해를 낳기 위해 희생하셨고 평화로 부활하셨다. 부활 후 제자들에게 '평화가 함께하길'이라고 말씀하셨다"며 "그동안 남북이 만나고 북미가 대화하기까지 많은 희생이 있었고, 이제 우리는 분단과 대결을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부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북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 항구적 평화는 정치와 제도가 만들어낸 변화 이상이 필요하다"며 "단지 경제적 이익을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가 형제처럼 아끼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교황청 수교 55주년을 맞아 교황청을 방문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교황청이 한반도 평화를 강력하게 지지해주신 것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을 대신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국 가톨릭은 불의한 국가폭력에 맞섰지만, 끝까지 평화를 옹호했다"며 "민주주의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는 길이며 그 길은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끊임없이 일깨워줬다.

2017년 추운 겨울의 그 아름답고 평화로웠던 촛불혁명의 정신에 그 가르침이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는 지난 9월 사람중심 국정철학을 토대로 포용국가를 선언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공동선·진보·발전을 단순히 경제적 개념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가톨릭은 폭력·혐오, 차별·착취, 무관심·무관용, 불평등·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물질문명·무한경쟁 사회의 한 줄기 빛, 시대 아픔을 포용하는 힘과 지혜를 갖고 있다"며 "가톨릭은 예수가 이루고자 했던 사회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다. 포용을 추구하는 한반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나와 우리 국민은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 성하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긴다"며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포용국가를 향해 굳건히 나아갈 것이며 그 길에 교황 성하의 축복과 교황청의 기도가 언제나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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