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실적 좋아 바닥 찍었다" vs "주가 많이 올라 비중 확대 부담"

투자비중 놓고 갈팡질팡
"실적충격 우려" vs "수주 급증"
증권업계도 시각 엇갈려

삼성重 등 7월 이후 주가 급등
외국인, 8월 이후 순매수 행진
운용 중인 펀드의 ‘투자 바구니’에 조선주를 담아야 할지를 놓고 펀드매니저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 7월 이후 꾸준히 올라 지금 담기엔 비싸졌고, 그냥 두자니 대안이 마땅치 않아서다.

전망도 제각각이다. 수주 실적이 좋아져 ‘바닥’을 쳤다고 보는 쪽도 있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데다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해 투자 비중을 늘리기엔 이르다는 매니저도 있다.

◆조선주 비중 늘려야 하나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중공업(134,5006,500 5.08%)은 3500원(2.72%) 오른 13만2000원에 마감했다. 대우조선해양(37,2001,200 3.33%)(2.24%)과 삼성중공업(7,600420 5.85%)(0.68%)도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2개월여간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와중에 조선주는 뚜렷한 상승궤적을 그렸다.

7월24일 연중 최저가인 5930원(장중)까지 떨어졌던 삼성중공업은 이후 반등에 성공해 이날까지 24.62% 올랐다. 8월 이후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23.94%와 29.79%다.

최근 조선주 랠리의 덕을 본 매니저는 많지 않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매니저들이 투자 종목을 선정하는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조선주 편입 비중은 0.98%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조선주가 차지하는 비중(1.57%)보다 낮다.
한 펀드매니저는 “조선주가 최근 빠르게 상승했는데, 투자 비중을 미리 높여두지 않아 걱정”이라며 “지난해 정보기술(IT) 및 바이오주 랠리 때 삼성전자(44,000250 -0.56%)와 바이오주를 담지 못해 성과가 나빴던 실수를 반복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지금 담자니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외국인은 적극적으로 조선주에 투자하고 있다. 8월 이후 외국인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을 각각 964억원, 1462억원, 63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외국인들은 조선업황이 바닥을 다졌다는 생각에 5년 이상의 장기 투자 관점에서 글로벌 톱 수준인 한국 조선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엇갈리는 전망

증권업계에서 조선주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등은 삼성중공업에 대해 ‘중립’ 의견을, SK증권은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중립’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각종 일회성 비용과 수익이 3분기 실적에 반영돼 추정치와 실제로 발표되는 실적 간에 큰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실적 충격이 나오면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영업손실이 여전하지만 수주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국내 조선사의 전체 수주량은 747척으로 작년 같은 기간(580척)보다 크게 증가했다”며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 점유율이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의 가격이 최근 상승하고 발주량도 늘고 있어 4분기에는 본격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