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판사 출신 공정위 유선주 국장
"회의록 지침 개선 나서자
전결권 박탈하고 하극상 방치"
김상조 위원장 "제 권한 따른 조치"

자진 사퇴 거부하자 업무 배제
지철호 부위원장도 "문제 있다"
野 "위원장의 직권남용" 비판

< 불려나온 기업인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앞줄 가운데)과 지철호 부위원장(왼쪽)이 1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뒷줄 오른쪽 첫 번째) 등 증인들이 선서하는 동안 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공정거래위원회 현직 간부가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전원회의와 소회의의 속기록과 표결 결과를 공개하고 상임·비상임위원과 기업·로펌 면담을 금지하려는 시도를 윗선에서 조직적으로 막았다”고 폭로했다. 이 간부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최근 업무에서 배제됐다. 야당은 “김 위원장이 지철호 부위원장에 이어 조직 투명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던 간부마저 업무에서 배제했고 이는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 간부 “하극상까지 방치”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위 국감에서 “지난 7월 공정위가 이른바 ‘회의록 지침’을 없애려 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공정위가 해명자료를 내고 이를 부인했다”며 유선주 공정위 심판관리관(국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회의록 지침이란 비공개인 공정위 속기록과 표결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녹음까지 남기는 쪽으로 관련 지침을 개선하는 것이다. 2016년 말 국회 지적에 따라 지난해부터 지침 개선을 추진했으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회의록 지침을 없애려는 시도가 있었느냐’는 지 의원의 질문에 유 국장은 “폐지 시도가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유 국장은 판사 출신으로 2014년 공정위에 부임했다.

유 국장은 공정위의 상임·비상임위원이 기업·로펌 등 사건 당사자와 비공식으로 면담하는 관행도 막으려 했지만 이 역시 외압에 의해 개선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유 국장은 “관행으로 유지되던 면담 지침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김 위원장 취임 전 윗분들이 면담을 계속 허용하는 것으로 개정하라고 압박했다”고 말했다.

유 국장은 “공정위를 법원 못지않게 절차가 투명해지도록 제도를 개선하려 했다”며 “올해 4월부터 사무처장이 나를 불러서 ‘이곳은 준사법기관이 아니다. 1심 법원이 아니다. 전결권을 박탈할 테니 지시대로 하거나 알아서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 국장은 “지시를 따르지 않자 직원들이 내게 하극상을 하도록 방치했다”며 “지난 10일 김 위원장이 내게 급작스럽게 ‘갑질을 했다’며 전면적 직무정지를 했고 그러면서 본인이 다 지시했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이어 “‘(예전부터) 김 위원장이 지시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부하 직원들로부터 (유 국장이 갑질을 한다는) 다수의 신고가 있었기에 사실 확인을 위해 제 권한과 책임에 따라서 일시적이고 잠정적으로 직무를 정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국장은 김 위원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野 “직무배제는 직권남용”

이날 국감에는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지철호 부위원장도 참석했다. 지 부위원장은 중소기업중앙회에 취업했을 당시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8월 검찰에 기소됐다. 김 위원장은 지 부위원장에게 자진사퇴를 요구했으나 지 부위원장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후 모든 공식 업무에서 지 부위원장을 배제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위원장은 임기가 보장되는 직위”라며 “업무에서 배제하려고 했다면 청와대에 직무 정지 요청을 하면 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위원장 권한을 넘어선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지 부위원장은 “업무 배제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가 조속히 해소돼 대·중소기업 전문가로서 업무 처리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전 비서관이 공정위 정책전문관으로 채용된 것을 두고 야당에서 청탁 의혹을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채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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